미국 주택시장의 하락세가 심상치 않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금리 급등과 높은 집값 여파로 3분기 투자자의 주택 구매가 30% 떨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을 인용해 3분기 미국에서 기업형 투자자들이 매수한 주택이 6만5722채에 그쳤다고 보도했다. 전년 동기(9만4191채) 대비 30.2%나 감소한 것이다.
동시에 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0년 2분기를 제외하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기도 하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투자자들의 구매가 증가세였음을 고려할 때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주택시장이 얼어붙고 있는 것이다.
미국 주택시장에 찬바람이 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6일 전미주택건설업협회(NAHB)는 11월 주택시장지수가 33으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주택시장지수는 11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는 가운데 2020년 4월 코로나19 펜데믹으로 30을 기록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냈다. 시장의 예상인 36을 크게 하회했다.
제리콘터 NAHB 회장은 "점점 높아진 금리로 신규 주택 수요가 상당히 약해졌다"고 평가했다. 로버트 디에츠 NAH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 가격이 완화되더라도 건축 비용, 인건비, 자재 특히 콘크리트는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요가 떨어지니 집값도 크게 하락하고 있다. 지난 10월 글로벌 시장지수 제공업체인 'S&P 다우존스 인덱스'는 미 주요 도시들의 평균 집값 추세를 측정하는 8월 S&P 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주택가격지수가 전월보다 0.9% 하락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10년 만에 처음으로 하락세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집값이 내려간 것으로 하락 폭은 7월(0.2%)보다 훨씬 커졌다.
경기 선행 지표로 불리는 각종 부동산 지표가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경기 침체가 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 섞인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부동산 가격이 폭락하던 시기 이후 실업률 증대 등 경기 침체 현상이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