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현 변호사(법무법인 대율)는 기업의 크고 다양한 회생·파산 사건을 전문적으로 담당해 온 법인 회생·파산 전문가다. 그는 대한변호사협회 도산변호사회, 서울지방변호사회 개인회생파산특별위원회, 한국파산회생변호사회 등 각종 전문 단체에서도 법인의 회생·파산에 대한 이론과 실무를 연구·발전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 변호사는 기업의 전통적 파산·회생 요인인 금융비용 증가와 원자재 가격 부담 등이 고금리와 맞물려 기업을 한계로 내모는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위험을 경감시키기 위해서는 결국 법인 스스로의 과감한 구조조정 진단과 위험 요소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법원은 회생·도산기업에 대한 채무자의 무리한 요구를 적극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다음은 안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대출 없는 기업은 사실상 없는 실정인데 금리 인상과 환율 인상이 이어지면서 기업이 체감하는 대출이자와 금융 부담이 2배 이상 증가한 실정이다. 통상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예산을 초과해 이자가 지출되는 수준이다. 유동성 확보 문제가 아니라 급여나 퇴직금 지급이 어려운 경우도 많고, 회생이나 파산으로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최근 법인파산 현황은 어떤가. 기존 법인 파산·회생의 경향과 달라진 부분이 있나.
“전통적인 은행 이자 부담이나 원재료 비용 증가가 여전히 법인의 회생·파산 상담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외부적 요인인 금리와 환율, 물가 상승 등이 회생 파산의 원인 중 하나로 강하게 부상했다는 것이다. 이런 외부 요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이자 부담과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도 한 기업의 파산신청과 관련한 상담을 진행했는데 불과 6개월 사이에 부담해야 하는 대출금리가 3%에서 7%로 상승하면서 당기순이익도 남지 않았다.”
-최근 회생보다 파산을 택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는데, 어떤 의미인가.
“실제 사례를 봐도 전체 회생·파산 기업의 비율 자체를 놓고 볼 때 파산 비중이 현저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 시기엔 금리도 높지 않았고 은행 등도 신규 대출이나 대출 만기 연장을 계속 진행해왔던 상황이었다. 그러나 최근 소득 감소나 금융 등 지출 비용 급증으로 기업을 더 이상 운영하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한 기업이 늘면서 아예 파산을 결정해 버리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어 위험수위에 도달한 상황이다.”
-회생 신청을 적기에 하지 못하거나 갑작스레 파산 위기에 몰리는 한계기업들이 많다. 현 상황에서 기업들 대비책으로는 어떤 것들이 있나.
“도산 기업 중에서 구조조정을 미리 할 수 있었던 회사나 비용 절감을 미리 할 수 있었던 회사들이 엄청 많다. 결국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는 의미다. 환율 상승 등 외부적 요인은 사실 대국적으로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게 미리 거래처 다변화 등을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 또 현금 유동성을 고려했을 때 최소 금융이자와 거래 대금에 이어 급여와 퇴직금도 지급이 어려운 상황이 3개월에서 6개월 정도 이어지면, 법인회생에 대한 검토 등 다양한 구조조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현행 법인 회생·파산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점은.
"최근 채권자들이 이자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추심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이자에 대한 기대 수익이 커지면서 회생 회사에 대해서 12%의 연체 이자를 요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사실 채권자들이 무리한 요구를 했을 때 법원이 이에 대한 제동이나 강제로 인가시켜 기업을 면책하는 것이 가능하다. 서울지역 법원은 그런 경향이 있는데 지방 상당수 법원은 미온적인 만큼 법원이 이해관계인을 중재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