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정부는 15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러시아 미사일이 자국 영토를 공격했다고 밝혔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는 이날 우크라이나 국경 인근 마을인 프르제워도우에 러시아 미사일이 떨어지며 2명이 사망했다고 확인했다. 러시아가 책임을 부인하자, 폴란드 정부는 폴란드 주재 러시아 대사를 소환해 설명을 요청했다.
로이터통신은 해당 성명은 미사일 공격이 발생하고 나온 가장 상세한 논평이었다고 짚었다.
폴란드는 나토 회원국이다. 미국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러시아가 나토 회원국을 공격할 경우 나토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하고 집단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줄곧 경고했다. 로이터통신은 “폴란드에 대한 러시아의 공습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갈등을 확대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다. 우크라이나는 나토 회원국이 아니다.
나토 관계자는 회원국들이 해당 소식을 조사하기 위해 폴란드와 긴밀히 조율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번 사태와 관련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하는 안을 검토 중이라고 이날 밝혔다.
나토 조약 4조는 ‘회원국의 영토보전, 정치적 독립 또는 안보가 위협 받을 때 언제든 상호 협의를 요청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이는 회원국이 공격 받았을 때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회원국 전체가 공동 방어한다는 나토 조약 5조와는 구별된다. 그러나 텔레그래프는 “4조 발동은 나토가 행동에 나선다는 점을 보장하지는 않으나, 회원국 간 논의를 강화하기 위한 중요 절차”라고 짚었다. 나토 조약 4조를 발동한 후 5조 발동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전 나토 사무총장실의 정책 기획 책임자인 파브리스 포티에는 스카이TV와의 인터뷰에서 이 사건이 나토의 제4조를 발동시키기에 충분하다고 말했다. 아르티스 파브릭스 라트비아 부총리는 이번 사태를 “용납할 수 없다"면서 나토가 폴란드와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방공시스템을 제공하는 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기타나스 나우세다 리투아니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 "나토의 모든 영토는 방어돼야 한다"고 밝혔다.
BNS 뉴스와이어에 따르면 우르마스 레인살루 에스토니아 외무장관은 "단호한 단결로 대응하기 위해 동맹국들과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20개국(G 20) 정상회담 참석을 위해 머무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영국, 독일, 프랑스, 캐나다, 네덜란드, 일본, 스페인, 이탈리아, 영국 등 주요국 정상들과 긴급 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긴급 회의에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했다. 백악관은 “(바이든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철통같은 약속을 재확인했다”며 폴란드의 이번 사건 조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해당 보도를 확증할 수 없으며 더 많은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폴란드 정부와 협력하고 있다는 신중한 입장을 표했다. 미 국무부는 해당 소식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우려스럽다”고 밝혔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도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통화를 한 뒤 “나토는 상황을 모니터링 중이며 동맹국들이 긴밀히 상의 중”이라고 밝혔다. 라투비아, 에스토니아 등 나토 회원국은 즉각 러시아를 비난했다.
독일과 캐나다는 상황을 주시하고 있으며 유럽연합(EU), 영국, 네덜란드, 노르웨이는 구체적인 정황을 확보하는 중이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검증을 지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 영토를 공격했다는 사실을 부인하며, 해당 보도들은 "상황을 고조시키기 위한 의도적인 도발"이라고 비판했다. 러 국방부는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폴란드 국경 근처의 공격은 러시아의 파괴 수단에 의해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고 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폴란드 미사일 폭발 사건에 대한 정보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러시아는 이날 우크라이나 전역에 대한 미사일 공격을 퍼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