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월 CPI 발표, 12월 0.5%p 금리 인상 굳히나

미국 연방준비제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된 뒤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12월 속도조절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10월 CPI가 연준 관리들이 다음 달 0.5%포인트로 금리를 올리기 위한 궤도에 오르게 했다”며 “(연준은) 최근 비정상적으로 빠른 금리 인상 속도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7.7% 오르며, 8개월 만에 처음으로 상승률이 8% 미만으로 내려왔다.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는 9월보다 0.3% 오르며, 1년 만에 가장 작은 월간 상승 폭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 대비로는 9월 6.6% 증가에서 10월 6.3%로 오름 폭이 줄었다.

 
연준은 지난주 기준금리를 0.75%포인트 올린 3.75~4%로 결정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10월 FOMC에서 최종금리가 예상보다 더 높아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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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는 CPI 발표 후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기준금리가 5%를 훨씬 넘는 수준으로 오를 필요가 없을 것이란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다고 짚었다. 매체는 “이날 보고서는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연준이 이전에 예상했던 것만큼 금리를 올릴 필요가 없을 수도 있다는 점을 암시하며, 금융 시장의 랠리를 일으켰다”고 전했다.
 
CME페드워치에 따르면 CPI 지표가 발표된 후 12월 0.5%포인트 금리인상 가능성은 전날 50% 수준에서 80%대로 껑충 뛰어 올랐다.
 
연준 고위 당국자들은 CPI 보고서를 환영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강조했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오늘 데이터에서 약간의 밝은 부분을 보았다”면서도 “그러나 인플레이션에 대한 한 달간의 긍정적인 데이터가 승리를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연준 관리들을 중심으로 금리인상 속도와 규모에 대한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매파적 성향의 연준 위원들은 강력한 노동시장과 임금 수준 상승에 무게를 두고 강력한 인상의 필요성을 주장할 가능성이 큰 반면, 비교적 비둘기파적인 위원들은 인플레이션 완화 신호에 무게를 두고 속도조절이나 금리인상을 멈추고 상황을 지켜보는 방식을 주장할 수 있다.

연준 관리들은 오는 12월 15일 새벽(한국시간)에 금리 인상을 결정하기에 앞서서 11월 CPI를 볼 수 있기 때문에 11월 CPI도 12월 금리인상 규모를 결정하는 주요 지표다.  
 
다만, WSJ는 10월 CPI가 발표되기 전부터 일부 연준 고위 당국자들은 금리인상 속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고 짚었다. 수잔 콜린스 보스턴 연은 총재는 지난주 한 인터뷰에서 “나는 항상 우리가 충분히 타이트하다고 판단한 지점에 가까워질수록 더 작은 규모의 인상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생각해왔다”고 말했다.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는 이날 한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는 느려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0.5%포인트 인상은 여전히 ​​상당한 규모"라고 말했다.

일부 연준 고위 관리들은 공급망 병목현상이 완화하며 상품 가격이 계속 하락하더라도 임금 인상, 자산 가격 급등 등으로 인해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치인 2%까지 내려가기가 어려울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크게 늘어난 미국의 가계 저축액은 인플레이션 억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에스도 조지 캔자스시티 연은 총재는 이날 “가계가 저축을 지출하기보다 유지토록 하기 위해서는 한동안 더 높은 금리가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는 "현재 인플레이션 수준, 광범위한 성격, 지속성을 고려할 때 통화 정책은 당분간 더 제약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