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보험권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KB라이프생명이 출범한다. 현재 금융위원회 합병인가 절차가 임박한 상태다.
그간 보험권에서는 통합사 출범 초기 혼선을 최소화하기 위해 두 업체 중 한쪽 인사가 대표직을 맡았다. 이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이환주 KB생명 대표와 민기식 푸르덴셜생명 대표를 두고 저울질이 계속되는 형국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출범한 신한라이프(신한생명+오렌지라이프)도 당시 신한생명 사장이었던 성대규 사장이 대표이사 자리에 올랐다.
일단 임기상으론 이환주 대표 체제에 무게가 실린다. 민기식 대표는 임기가 오는 12월 만료되는 반면 이 대표는 지난 1월에 선임돼 2024년 1월까지 임기가 남았다. 이 대표는 KB금융그룹 내 '재무통'으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1964년생으로 국민은행 영업기획부장, 국민은행 외환사업본부장, 국민은행 개인고객그룹 전무,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 부행장을 거쳐 KB금융지주 재무총괄(CFO) 부사장을 역임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 받아든 성적표를 보면 이 대표 거취에 불확실성도 존재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생명은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손실 519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181억원) 대비 적자 폭이 커졌다. 이에 민 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세워 상호 보완적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민 대표는 1962년생으로 30여 년간 보험업계에 몸담은 업계 전문가로 꼽힌다. PCA생명(현 미래에셋생명) 마케팅총괄 전무, 푸르덴셜생명 홍보담당 부사장, DGB생명보험 대표이사를 지냈다. 푸르덴셜생명은 최근 주가지수 하락으로 변액보험 관련 보증준비금이 증가해 3분기 누적 순익이 20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감소했지만 꾸준히 순익을 내고 있다. 지난해에는 당기순이익 3362억원을 기록하며 KB금융 기여도 중 푸르덴셜생명이 7.6%를 차지하기도 했다. 은행, 증권, 카드에 이어 넷째로 큰 비중이다. KB금융 인사 관례상 계열사 대부분 단일 사장단을 운영 중이지만 KB증권이 각자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다.
다만 일각에선 제3의 인물이 선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이 나온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최근 금리가 가파르게 치솟는 등 외적 리스크 요인이 커지면서 새 인물을 추대해 변화를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KB금융이 11월 말부터 '계열사 대표 이사후보추천위원회(대추위)'를 가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금융 측은 아직 구체적 일정이 나오지 않았다고 하고 있지만 통상 12월께 계열사 인사가 진행됐다는 점에서 관련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