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이 불안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9월 시장 불안으로 빠졌던 자금들이 다시 유입되며 순자산 규모는 78조원 수준으로 회복한 상태다. 특히 코스피200지수를 추종하는 ETF에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입되면서 회복세를 이끌고 있다. 이미 바닥권에 진입한 상태에서 투자자들이 이를 저점으로 인식, 투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10월 31일 기준 ETF 순자산 규모는 77조9200억원으로 지난 9월 22일 78조2011억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ETF 순자산 규모는 지난 9월 20일 78조3893억원으로 정점을 찍은 뒤 점차 감소세를 나타내면서 10월 13일 74조원대까지 줄어들기도 했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10월 들어 한때 2100까지 하락하는 등 약세를 이어가면서 순자산 가치가 떨어졌고, 투자자들도 적극적으로 환매에 나선 탓이다.
종목별로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에 4426억원이 순유입됐고, KODEX 200TR에도 4079억원이 들어왔다. 이외에도 KB자산운용의 KBSTAR 200TR(417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 TIGER 200(311억원), KODEX 코스피는(292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스피 지수가 2100 후반대까지 밀리는 등 크게 부진한 만큼 이를 저점으로 인식, 반등을 기대한 투자자들이 많았다는 게 금융투자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 9월 30일 2155.49로 거래를 마친 코스피는 10월 30일에는 2293.61로 6.40%(138.12포인트) 상승했다. 11월 첫날인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41.61포인트(1.81%) 오른 2335.22로 장을 마치며 강세를 이어갔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 2300선은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기준 10.65배로 이는 올해 1월 이후 최고치”라며 “급격한 실적 하향조정 국면에서의 특징이고, 최근 유럽에 이어 미국도 금리인상 속도조절을 공식화할 것이라는 기대가 반영된 영향”이라고 말했다.
현재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극과 극이다. 주가가 바닥에 머물고 있는 만큼, 상승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의견과 연준의 매파적 정책 유지 및 경기 둔화로 인해 변동성 장세가 나타날 것이란 의견이 대립 중이다.
이경민 연구원은 “업종별 순환매가 지속되고, 통화정책 안도감이 좀 더 유입될 수 있지만 코스피 2300 이상에서 추격매수는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이 통화정책 이슈에 일희일비하는 동안 글로벌 경기와 기업이익은 점점 더 안 좋아지고 있다”면서 “경기 불안 속에 경착륙은 불가피하고, 침체가 가시화되는 매크로 환경의 변화는 아직 충분히 시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