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나흘 만에 고개 숙인 이상민…"국민 마음 세심히 살피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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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행안위 출석해 첫 사과…"조사결과 발표 전 추측 삼가자는 취지였다"

여야 막론 '이 장관·박희영 용산구청장 발언' 비판…국민여론 부글부글

박희영 용산구청장 "축제 아닌 현상" 발언 논란...결국 "매우 송구" 사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태원 사고 현안 보고를 마친 뒤 자리에 앉기 전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김정훈·김슬기·김민영 기자 sjsj1633@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이태원 압사 참사'와 관련해 주무부처 장관으로서 공식 사과했다. 최근 불거진 실언 논란에 "국민의 마음을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서 유감"이란 입장을 재차 표했다. 여야를 막론하고 "부적절했다"는 지적이다. 국민 비난 여론이 고조되자, 결국 참사 발생 나흘 만에 고개를 숙인 것이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현안 보고를 통해 "국가는 국민의 안전에 대해 무한 책임이 있음에도 이번 사고가 발생한 데 대해 국민 안전을 책임지는 주무 부처 장관으로서 이 이 자리를 빌려 국민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말했다.

꾸벅 고개를 숙인 그는 "경찰의 사고 원인 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전까지 섣부른 추측이나 예단을 삼가야 한다는 취지였지만, 결과적으로 소중한 가족을 잃은 유가족과 슬픔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미처 세심하게 살피지 못한 점에 다시 한번 깊은 유감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다시 한번 자리에 일어나 고개를 숙였다.

앞서 이 장관은 사고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긴급 현안 브리핑에서 '투입 인력이 적었던 것 아니냐'는 질문에 "통상과 달리 경찰이나 소방 인력이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는 등의 발언으로 '책임 회피' 논란을 야기했다.

◆'與野 막론' 이상민 장관 발언 비판

여야는 이 장관의 발언을 일제히 비판했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이 장관의 '선동성 정치적 주장' 발언,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구청 역할 다했다' 등 발언에 대해 "적절한 발언이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 당국은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두 번 울리는 일이 더는 있어서는 안 될 것"이라며 "연일 무책임한 면피용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미 여당 안에서도 파면 목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한 "사고 발생 18시간 만에 입장을 낸 박희영 용산구청장의 '주최자가 없으니 축제가 아닌 현상'이라는 회피성 발언도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시민들 "죄송합니다 한 마디면 됐을 것" 비난

시민들 역시 이 장관의 발언에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광장에 마련된 정부합동분향소에 조문한 시민 김모씨(44·여)는 "(이 장관의 설명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사고가 난 곳은 이태원에서 유명한 '핫플레이스(명소)'라 사람이 몰리는 곳"이라며 "경찰이 와서 조금만 통제했어도 이렇게 비참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 만난 박모씨(39)도 "가장 터무니없던 이야기"라며 "차라리 '죄송합니다' 한마디면 괜찮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이날 박 구청장도 "매우 송구스럽다"며 참사 발생 나흘 만에 처음으로 사과했다. 그는 전날 한 인터뷰에서 "구청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은 다했다"며 "이태원 핼러윈 행사는 주최 측이 없어 축제가 아니라 하나의 '현상'으로 봐야 한다"고 말해 논란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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