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실적을 발표한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우리·하나)의 당기순이익이 대부분 급감했다.
가장 감소 폭이 컸던 곳은 ‘하나카드’다. 하나카드의 3분기 당기순이익은 469억원으로 전년 동기(568억원)보다 17%나 감소했다. 우리카드 역시 같은 기간 532억원에서 450억원으로 15%가 쪼그라들었다. KB국민카드도 상황은 비슷하다. 3분기 순익이 1213억원에서 1066억원으로 12%가 줄었다.
업계 1·2위인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만이 그나마 체면치레를 했다. 신한카드의 3분기 순익은 1750억원으로 작년(1715억원)보다 35억원(2%)이 늘었다. 삼성카드 역시 10억원(0.8%) 늘어난 1405억원의 순이익을 거뒀다. 오는 15일 실적발표를 앞둔 현대카드 역시 3분기 실적에선 고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날 발표하는 롯데카드는 그나마 선방했다는 분위기가 있다.
연일 치솟는 ‘조달금리’는 더 큰 부담이다. 3분기 실적에는 고객이 가맹점에서 카드로 결제한 뒤, 월 사용액을 납부할 때까지 활용되는 ‘단기 자금’만이 반영됐다. 하지만 향후 카드론 등에 활용되는 장기채권(3년물) 금리 반영이 본격화되면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각사별로 편차는 있지만, 올 3분기 전체 조달액 중 고금리 부담이 반영된 건 3분의 1 수준이다. 나머지 조달액 중에는 2%대의 초저금리 혜택을 본 경우도 상당하다. 현재 채권시장에서 여전채 AA+ 등급의 3년 만기 금리는 5.965%다. 단순 계산할 경우 고금리 조달 비중이 현 추세대로라면, 내년에는 3분의 2, 내후년에는 전체(3분의 3)까지 커지게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올 4분기는 물론, 내년·내후년 등 뒤로 갈수록 사업 환경은 더욱 악화할 수밖에 없다”며 “최악의 상황을 피하려면, 카드 수수료 개선 등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바로 잡아야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방어를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고정비용을 최저치까지 낮추며 ‘비상 경영’을 선언했고, 적극적인 해외 사업 추진 등을 통한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일례로 우리카드의 경우, 올 하반기에만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2개 국가에서 할부금융업 진출을 공식화하며 글로벌 영향력을 키우는 데 공을 들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