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GM·포드 주춤한데 벤츠 비상···中, 애국 소비에 글로벌 완성차 실적 희비 엇갈려

2022-10-31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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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전기차 83% 점유·외산 5.7% 불과

벤츠 37%·현대차는 전년비 27% 증가

업계 "가성비 아닌 프리미엄 전략 필요"

글로벌 완성차업계 간 중국 시장 판매실적 희비가 갈렸다. 중국의 코로나19 봉쇄령, 반도체난 등으로 완성차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은 가운데 현지 전기차 브랜드 인기로 수입차 브랜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전기차·고급모델 라인업 재정비를 통해 판매량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GM의 중국 판매량은 63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1% 증가했다. 중국은 GM의 두 번째 시장이다. 하지만 또 다른 주요 시장인 미국 판매량이 24%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성장 폭이 미미하다. 

포드도 중국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3분기 포드의 중국 판매량은 지난해 3분기보다 16% 감소한 13만7000대로 나타났다. 포드의 주요 판매 국가 중에서 유일하게 중국 판매량만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대차와 기아는 3분기 글로벌 시장에서 생산량을 늘리며 역대급 매출을 냈지만 중국 시장에 대한 고민은 깊어만 가고 있다. 현대차의 3분기 중국 시장 판매량은 8만4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했다. 

당초 현대차는 중국에서 분기마다 10만대 이상을 판매해왔던 것을 고려하면 회복세라고 판단하기 어려워 보인다. 1~3분기 중국 누적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다. 기아의 3분기 중국 판매량도 18% 줄었다. 

반면 메르세데스 벤츠는 중국 시장에서 두 자릿수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벤츠의 판매량은 20만9298대로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중국 시장 성장률은 유럽 시장(14%)과 북미 시장(26%)의 성장률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벤츠 관계자는 "마이바흐, S클래스, AMG 등 럭셔리 판매량 확대가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연 2000만대 신차가 팔리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떠오르며 글로벌 완성차업체의 진출을 이끌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봉쇄령과 반도체난, 미·중 갈등 격화에 따른 공급망 블록화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최근 전기차 수요가 증가하고 있는 것도 변수로 떠올랐다. 중국 업체들의 전기차 기술력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측면에서 외산차 업체에 뒤지지 않는다. 중국 승용차연석회의에 따르면 지난달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83% 급증한 61만1000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해외 완성차업체의 점유율은 5.7%에 그쳤다. 

결국 전기차·고급화 전략이 통해야 중국 시장에서 본격적인 반등을 노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경우 내년 3000만원대 중반의 전기 SUV 4종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에는 제네시스 G80와 GV70 EV를 세계 최초로 중국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프리미엄 브랜드와 차별화된 전기차가 중국 시장을 공략할 무기"라며 "제네시스와 전기차 모델이 미국에서 프리미엄 브랜드라는 인식을 갖추기까지 수년이 걸렸는데 중국에서도 브랜드 이미지 구축을 위해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현대차그룹 사옥 [사진=현대차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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