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정에 혁신을 불어넣고 여야를 가리지 않는 광폭 행보를 통해 전북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명분을 내걸고 있지만, 향후 더 큰 무대에 도전하기 위한 사전 포석이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김관영 지사는 취임 직후 가까이서 보좌하는 비서실장에는 광주 출신, 공보관에는 서울 출신 인사를 기용했다.
이어 전북의 문화와 관광을 총괄하는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에 전남 신안 출신인 이경윤씨(56)를 발탁했다.
김 지사의 비전북 출신 인사의 기관장 등용은 전북개발공사 사장으로 이어졌다.
사장 후보자로 최종 추천된 이는 역시 광주 출신인 서경석(65) 현대건설 커뮤니케이션담당 부사장이다.
서 후보자는 주요 근무 경력이 자동차 영업 및 대외협력 분야에서 종사해 온 데다 전북과 전혀 연관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도청 주요 보직과 산하기관장 인사를 통해 김관영 지사는 확실한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고 있다.
지역 밀착성이나 전문성보다는 자신을 뒷받침하는 인사의 출신지역을 다양화하는 것으로 압축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예전 바른미래당이나 민주평화당의 공중분해 이후 새 둥지를 찾지 못하고 있는 광주·전남의 옛 민주당 계열 인사를 포섭하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이에 전북도의회 박용근 의원(더불어민주당·장수)과 오현숙 의원(정의당·비례)은 제395회 임시회에서 “최근 전북도 산하기관장과 비서실장, 공보관 등 주요 정무직 인사가 국회 보좌진 출신과 다른 지역 출신이 중용됐다”며 김 지사의 인사를 비판했다.
여기에 국민의힘 출신 인사를 정책보좌관으로 임명하고, 국민의힘 호남 동행의원에게 무더기로 명예도민증을 수여하는 것, 전국 단위의 도정자문단을 구성하려는 점도 또 다른 의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특히 전북 국회의원은 물론, 도의회 내부의 반대에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 19명에 대해 명예도민증을 주는 것은 ‘차후 정치적 목적’ 외에 이렇다 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주요 보직에 임명한 전북출신 인사가 없다면 발굴·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국민의힘 국회의원에 대한 명예도민증 수여도 확실한 전북발전의 기여가 확인된 뒤에도 늦지 않다는 것이다.
결국 김관영 지사의 국민의힘 인사 껴안기는 보수여당 인사들에게 자신의 선호도를 높이는 등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는 의혹이 최근 고개를 들고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김관영 지사가 자신의 목표를 위해 전북을 볼모로 삼고 있다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오현숙 도의원은 지난 24일 5분 발언을 통해 “지사가 취임 이후 보여준 행보가 180만 도민의 행복증진과 전북 발전이 아닌, ‘차기 대선후보’로서 토대를 강화하고 외연을 확장하려는 시도가 아닌지 명확한 해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와 관련 한 전북 정치권 인사는 “도정에 혁신을 불어넣고 전북 발전을 위해서는 여야를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김관영 지사의 지론은 맞다”면서도 “인사를 통한 외연 확장도 좋지만 때론 그것이 과유불급(過猶不及)이 돼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