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의 정책에 안팎의 논란이 일었음에도 결국엔 눈치보다 슬그머니 집행부의 손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도의회는 음주운전과 부동산 투기 의혹 등 자질 논란에 휩싸인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후보에 대한 인사청문회 보고서를 지난 6일 채택했다.
도의회 사실상 통과를 의미하는 ‘긍정 의견’을 채택하며 “(이 후보자는)청와대, 국회, 공공기관 등에서 문화 관련 업무를 수행해 부처 정책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와 조정능력을 갖춘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또이날 10명이 투표에 참여해 ‘적격 5명, 부적격 4명, 기권 1명’이라는 결과가 나오기까지 했다.
결국 이틀 사이에 이경윤 대표 후보에 대한 도의회의 평가가 극적으로 반전된 셈인데, 이 때문에 ‘인사청문회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힘입어 김관영 전북도지사는 8일 이경윤 대표에 임명장을 수여했다.
‘청탁 형식’의 도민증 수여 등 지역정치권에서 갖은 논란을 일으킨 국민의힘 동행의원에 대한 명예도민증 수여와 관련해서도 전북도의회는 결국엔 도의 편에 섰다.
정치권에서는 공공의대 추진 등 전북 현안에 대해 국민의힘이 발목을 잡고 있는데, 명예도민증을 주는 것이 과연 타당하느냐는 비판이 들끓었다.
이와 함께 ‘국가예산 확보의 동력 마련’이라는 정치적 역학관계에 따라 명예도민증이 수여된 적이 없다는 반대론도 만만치 않았다.
그럼에도 전북도의회는 지난달 30일 열린 제394회 정례회에서 찬성 20명, 반대 12명, 기권 6명 등으로 ‘전라북도 명예도민증 수여 사전 동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표결에서 반대 의견을 내놓은 오현숙 의원(정의당·비례)는 “명예도민증 수여 제도가 도입된 1996년 이후 도민증을 받은 7명의 국회의원은 전북 발전에 기여한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며 “전북도의 상황을 해결하려면 도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지역 국회의원과 힘을 모아야 한다”고 일침을 놓았다.
이 같은 전북도의회의 잇따른 행보에 대해 일각에서는 집행부에 대한 견실한 감시와 견제를 통해 신뢰받고 강한 의회를 만들겠다는 약속은 ‘공수표’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도의원 40명 중 37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임에 따라, 같은 당 소속인 도지사의 정책 추진에 제 목소리 대신 집행부 눈치보기에 급급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오은미 의원(진보당·순창)은 “국민의힘의 현재와 과거를 고려할 때 김관영 지사의 행보를 이해할 수 없다”며 “역시 납득하기 힘든 현재 도의회의 의사 결정은 일당 독주에서 오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