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증시가 큰 조정을 겪으면서 다양성이 부족하거나 차별점이 없는 상장지수펀드(ETF) 자산운용사들은 운용자산규모(AUM)를 확보하기 어려워질 것이다. 시장이 재편되는 과정에서 적잖은 운용사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대형사 위주로 추려질 것으로 보인다."
크리스티안 마군 앰플리파이 최고경영자(CEO)는 19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방한 기자간담회에서 "상승장에서는 다양한 투자솔루션이 시장에서 성과를 낼 여지가 있지만 하락장에서는 상품 다양성을 갖춘 운용사들을 중심으로 시장 환경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자본과 차별화된 관점을 갖고 있는 운용사들이 승자로 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촉발된 경기침체를 지나면서 적잖은 ETF 운용사들이 시장에서 도태될 것이라고 경고한 셈이다.
앰플리파이는 AUM이 5조2000억원에 달하는 미국 ETF 업계 30위권의 독립 ETF 운용사다. 히트작인 고배당인컴(DIVO)과 블록체인(BLOK), 온라인리테일(IBUY) 등은 AUM이 1조원을 상회한다. 국내에서는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4월 지분 20% 투자를 단행한 것을 계기로 협력관계를 구축, 미국의 히트상품 등을 현지화해 출시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 조정과는 별개로 ETF 시장의 성장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됐다. 특히 오는 2027년이면 ETF가 100년 가까이 미국 금융시장을 지배했던 뮤추얼펀드를 제치고 자산규모 1위에 등극할 것으로 내다봤다. ETF 시장 성장의 근거로는 효율성(Efficiency)과 투명성(Transparency), 유연성(Flexibility)를 제시했다.
마군 CEO는 "미국은 투자에 대한 실효세율이 40~50%에 달하는 경우도 흔하다. 은퇴자금이 아닐 경우 25%면 선방한 수준"이라며 "반면 ETF는 현물로 생성과 판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효율적인 절세가 가능하다. 특히 하락장에서는 더 많은 투자자들이 세금 등 비용 절감에 예민하게 반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월단위로 포트폴리오를 공개하는 뮤추얼펀드와 달리 ETF는 매일 장이 마감될 때마다 투명하게 자산 내역을 공개한다"며 "성향에 따라 투명성을 덜 중요하게 볼 수는 있어도 자산배분 상태가 공개된다는 것은 대부분의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장점"이라고 주장했다.
유연성은 변동성 장세에서 중요한 요소로 지목됐다. 장 마감 후 환매가 가능한 뮤추얼펀드와 달리 ETF는 장중 어느때나 거래가 가능하다. 따라서 장중에도 상승과 하락을 오르내리는 현재 장세에서 유연성을 갖춘 ETF가 뮤추얼펀드 대비 강점을 가진다는 주장이다.
다음 상승장을 대비해 주목해야 하는 테마로는 '블록체인'을 지목했다. 20세기말 인터넷 산업 투자가 큰 수익률을 안겨줬던 것처럼 블록체인 역시 인터넷같은 생태계로 발전하며 높은 수익을 안겨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마군 CEO는 "블록체인은 차세대 인터넷이다.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은 하나의 응용사례에 불과하다"며 "블록체인 투자는 단순히 가상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아니다. 생태계를 조성하는 혁신기술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