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토막 넘게 추락한 카카오그룹 주가가 다시 한번 '검은 월요일'을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휴장일에 발생한 서비스 장애 악재가 17일 개장과 동시에 주가에 반영되면 급락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가가 이미 연초 대비 반토막 난 상황에서 15일 오후 발생한 카카오 관련 서비스의 장시간 장애로 또 다른 악재를 만났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카카오가 '쪼개기 상장'에는 집중하면서 '서버 쪼개기 분산'에는 실패해 장시간 서비스 장애를 야기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카카오그룹 주가는 연초부터 꾸준히 하락하는 모양새다. 14일 카카오페이 종가는 3만6100원으로 연초(17만6500원) 대비 14만400원(79.55%) 급락했다. 이어 카카오뱅크가 5만9100원에서 1만7500원으로 4만1600원(70.39%), 카카오게임즈가 9만3000원에서 3만8250원으로 4만4750원(58.87%) 하락했다.
대장격인 카카오는 11만4500원에서 5만1400원으로 6만3100원(55.11%) 하락했다. 그룹주 대비 낙폭은 작지만 코스피 낙폭(-25.97%) 대비로는 2배가 넘는 수치다. 이로 인해 카카오 시가총액은 71조9923억원에서 31조4565억원으로 40조원 넘게 증발했다. 2021년 11월에는 81조1924억원으로 오르며 코스피 3위에 달했던 시가총액 순위는 14일 종가 기준 11위로 10위 셀트리온(24조4977억원)에 2조원 가까이 뒤쳐져 있다.
1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특히 나스닥의 약세도 카카오에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알파벳(구글)과 메타(페이스북), 넷플릭스 등 플랫폼 기업들의 비중이 높아 카카오 등 국내 IT기업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이날 나스닥은 전일 대비 327.76포인트(3.08%) 급락한 1만321.39로 거래를 마쳤다.
반등의 열쇠는 카카오의 4분기 광고 개편안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앱 개편을 통해 체류시간을 늘리는 한편, 오픈채팅방을 별도 앱으로 만들어 비즈보드 지면 확대를 꾀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구상이 최근 정체된 광고 실적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리오프닝으로 광고 및 커머스 사업이 부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 개편이 성공할 경우 최근 실적에 대한 우려가 불식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소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신규 비즈보드 광고의 4분기 월평균 매출액은 70억~8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단기적인 주가 반전 모멘텀은 광고 개편으로 인한 4분기 톡비즈 매출의 반등"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