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돋보기] 우크라전쟁, 기후변화엔 축복이다?

2022-10-1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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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MO 사무총장, 기후 변화 측면서 '우크라 전쟁=축복' 비유

러시아발 에너지 공급난으로 재생 에너지 전환 가속화 전망

일각선 단어 선정 적절치 않단 목소리...선전 악용 우려도

페테리 탈라스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 [사진=AP·연합뉴스]

최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대규모 미사일 공습을 벌여 수십명의 민간인 사상자가 나온 가운데 세계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두고 "기후변화에 축복(blessing)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쟁으로 인해 화석 연료 수요가 당장은 높아지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녹색 에너지 개발과 투자가 크게 늘어날 것이란 취지다. 하지만 일각에선 전쟁을 기후 변화 측면으로만 접근해 '축복'에 비유한 건 적절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13일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페테리 탈라스 WMO 사무총장은 지난 10일(현지시간) '2022 기후 서비스 현황' 보고서 발간 관련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유럽의 심각한 에너지 위기를  초래하면서 화석연료 사용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고 말했다.

탈라스 사무총장의 이같은 발언은 러시아가 서방 제재에 대한 보복으로 유럽에 공급하는 가스를 제한하면서 화석연료 가격이 크게 급등한 상황에서 나왔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탈라스 사무총장은 "연료난에 직면한 일부 국가는 가스를 대체하기 위해 석탄과 같은 연료로 전환하고 있지만, 탄소 배출이 많은 석유, 가스, 석탄 가격도 크게 오르고 있다"며 "태양열과 풍력, 수소 연료 등 고가였던 재생에너지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5년에서 10년간 우크라이나 전쟁이 화석연료 소비를 크게 늘리겠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녹색 에너지로의 전환도 가속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재생 에너지를 비롯해 에너지 절감에 더 많은 투자가 이어질 것이며 오는 2030년까지는 소형모듈원자로(SMR) 가동이 해결책 중 일부가 될 것"이라며 "기후변화 관점에서 볼 때 우크라이나 전쟁은 축복으로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쟁을 축복에 비유한 발언을 두고 온라인 공간에선 쓴소리가 오갔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무고한 민간인이 희생되는 상황에서 단어 선택이 적절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한 누리꾼은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 중단이 유럽을 압박해 대체 에너지 개발을 가속한단 주장이 틀린 말은 아니지만, 단어 선정엔 문제가 있어 보인다"고 댓글을 남겼다.

또 해당 발언의 일부만 인용할 경우 선전 문구로 악용될 수 있단 반응도 나왔다. 한 누리꾼은 "말하는 바는 알겠으나 앞뒤 내용을 잘라버릴 경우 선동에 쓰일 수 있어 전쟁을 '축복'이라고 말하는 게 맞나 싶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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