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新상권] '명동' 대신 '한남'...고급 브랜드가 살렸다

2022-10-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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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남동 일대 '꼼데길'로 불리며 인기 상권으로 급부상

구찌, 발렌티노 등 각종 유명 브랜드 플래그십 오픈

쇼핑과 식음료, 문화 공존하는 곳… 고객 발길 이끌어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인 '구찌 가옥'. [사진=구찌]


2년여 동안 이어진 코로나19 사태에도 한남동과 이태원은 강했다.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는 명품 브랜드와 MZ세대가 즐기는 문화 외식 공간이 들어서며 서울 6대 거리상권 중 최저 공실률을 기록했다.

꼼데가르송, 비이커, 띠어리, 시리즈 등 패션 브랜드와 지난해 구찌 플래그십 스토어인 '구찌 가옥'이 문을 열면서 상권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13일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발표한 '2022 서울 리테일 가두상권 보고서'에 따르면 한남과 이태원의 2022년 상반기 공실률은 10.8%로 2019년보다 약 5.4%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로 대부분 상권 공실률이 두 자릿수 늘어난 것에 비해 비교적 선전했다. 공실률은 올해 들어 더욱 낮아졌다.

 제일기획 본사에서 한강진역(블루스퀘어)까지 이어지는 한남동 상권은 신(新)명품거리 '꼼데길'로 불리며 젊은 층 발길을 잡는 데 성공했다. 이곳에는 MZ세대가 선호하는 다양한 패션·뷰티 브랜드 매장이 들어서 있으며 트렌디한 카페와 식당들이 즐비하다

쇼핑에 특화된 청담이나 명동과 달리 한남에는 즐길 거리가 풍부하다. SPC그룹 '패션5'와 동서식품 '맥심플랜트'는 꼼데길을 상징하는 매장으로 자리매김했다. 현대카드가 운영 중인 '스토리지', 신한카드 복합 문화공간인 '블루스퀘어', 삼성 '리움미술관' 등 미술관과 복합 문화 공간까지 한데 모여 있다.

한남동은 패션의 성지로도 부상했다.  한남동 상권의 의류점 비중은 2020년 상반기 11.2%에서 2022년 상반기 18.7%로 약 7.5%포인트 늘었다. 

한남동에서 가장 활발하게 플래그십 매장을 운영하는 곳은 삼성물산 패션부문이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2010년 '꼼데가르송'을 오픈한 데 이어 편집숍 '비이커'와 여성복 브랜드 '구호', 컨템포러리 의류 브랜드 '띠어리' 등이 한남에 터를 잡았다.

코오롱FnC는 '시리즈'와 '코오롱스포츠 한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한남에 열었다. 뷰티 브랜드 '이솝'과 '논픽션', 니치향수 브랜드 '조 말론' '르 라보' 단독 매장도 이곳에 자리하고 있다.


명품 브랜드 매장도 한남 상권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2021년 5월에는 구찌가 플래그십 스토어 '구찌 가옥'을 오픈하면서 한남이 '명품거리'로 부상했다. 구찌 가옥은 기존 명품 매장의 무거움을 내려놓고 고객들이 자유롭게 제품을 착용하고 인증샷을 찍을 수 있도록 꾸며졌다. 구찌 가옥은 오픈과 동시에 주말 입장 대기만 3시간이나 소요될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올해 3월에는 구찌 가옥 6층에 컨템포러리 레스토랑 '구찌 오스테리아 서울'이 들어섰다. 구찌 브랜드 정체성을 알리기 위해 만든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으로, 도쿄 긴자 3호점에 이은 4번째 매장이다. 구찌 브랜드와 미식을 접목해 '스몰 럭셔리'를 즐기고 싶어하는 고객들이 매장으로 몰렸다. 

이후 올해 2월에는 스위스 명품 시계 '브라이틀링'이 세계 최대 규모 매장을 이곳에 열었다. 명품 브랜드 '발렌티노'도 '발렌티노 뷰티'를 론칭하고 첫 팝업매장을 오픈했고, 지난달에는 패션 브랜드 '디젤'이 '디젤 한남 스토어'를 오픈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남동은 자기 개성을 드러내는 자유로운 분위기로 MZ세대가 추구하는 패션과 뷰티 매장이 하나 둘 모여들고 있다"면서 "명품 브랜드 입장에서 청담은 고급스럽고 정적인 분위기라면 한남동에서는 그동안 시도해보지 못한 것들을 시도하고 고객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며 브랜드 정체성을 보여주기에 좋은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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