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갈등에 미국 시장서 중국 입지 흔들···한국·대만 수출경합 치열

2022-10-1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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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갈등으로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중국의 입지가 줄어든 가운데 그 빈자리를 두고 한국과 대만의 수출 경합이 더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발표한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주요국 수출경합관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미국 수입시장에서 한국과 대만, 그리고 베트남의 점유율이 동반 상승했다.

한국의 점유율은 2017년 3.05%에서 지난해 3.35%로 0.3%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대만은 1.81%에서 2.72%로 0.91%포인트, 베트남도 1.99%에서 3.6%로 1.61%포인트 점유율이 개선됐다.

반면 같은 기간 미국 수입시장에서의 중국 점유율은 21.59%에서 17.84%로 3.76%포인트나 낮아졌다. 일본도 5.83%에서 4.76%으로 줄었다.

특히 한국과 대만의 경합이 심화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점유율 격차가 1.24%포인트에서 0.63%포인트로 좁혀졌고, 수출유사성 지수(ESI)도 0.351에서 0.373으로 증가했다. ESI는 수출상품 구조의 유사성을 수치화해 특정 시장에서 양국간 경쟁 정도를 지수화한 것으로, 1에 가까울수록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아시아 주요 5개국 중 가장 큰 점유율 증가세를 보인 베트남의 경우 주력 수출품목 구조가 한국과 상이해 수출유사성 지수가 0.189로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품목별로 보면 한국은 반도체 분야에서 점유율을 5.34%포인트나 늘려나가며 경쟁력을 키웠다. 중국의 점유율이 5년간 무려 16.59%포인트 떨어진 것과 대비된다. 베트남이 5%포인트, 대만이 3.8%포인트 늘어난 것에 비해서도 점유율 증가폭이 컸다.

다만 대만과의 수출유사성 지수는 0.5 이상으로 오르며 경쟁이 치열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18년 미국이 대중 추가관세를 부과한 이후 메모리 모듈 수입선을 중국에서 한국·대만·베트남 등으로 전환한 영향이다.

중국에서 메모리 모듈을 생산하던 기업들이 관세 회피를 위해 생산설비를 대만이나 베트남으로 이전하면서 한국과 이들 국가와의 반도체 수출구조가 유사해졌다는 분석이다.

한국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 부문에서는 주요 경쟁국인 일본과의 격차가 축소됐다. 최근 5년간 미국 자동차 수입시장에서 일본의 점유율이 17.48%에서 15.25%로 2.23%포인트 감소한 데 반해 한국의 점유율은 6.94%에서 8.41%로 1.47%포인트 늘어나면서 점유율 격차가 10.54%포인트에서 6.84%포인트로 좁혀졌다.

이는 고부가가치 차종인 SUV를 중심으로 판매모델이 다양화되고 고급 브랜드 판매도 호조를 보이며 수출경쟁력이 개선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또 올해 한국의 친환경차 수출 규모와 비중이 확대된 것도 일본과의 격차를 줄이는 데 일조했다.

조상현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중 분쟁 이후 대만과의 수출 경합이 치열해지고 있어 대만 대비 경쟁우위를 점하기 위한 첨단 기술 경쟁력 확보, 품목 다변화 노력이 절실하다"며 "한편 미국의 중국 배제 움직임과 우리의 시장점유율 확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국과 긴밀한 통상 협력 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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