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혹한기의 역설…스타트업 M&A 활발한 까닭

2022-10-03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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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국내 스타트업 M&A 56건…전년比 93% 증가

투자급랭→기업가치 하락→현금부자 스타트업 M&A↑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투자 혹한기에 스타트업 인수합병(M&A)이 활발하다.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 등 여파로 투자 심리가 급랭한 가운데 현금 자산에 여유가 있는 스타트업들이 체급이 낮은 스타트업을 품는 역설적인 사례가 늘고 있다.
 
3일 스타트업 민관 협력 네트워크인 스타트업얼라이언스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6월) 국내 스타트업 M&A는 총 56건으로 나타났다. 이는 작년 동기(29건) 대비 93.1% 증가한 수치다. 1월부터 8월까지 M&A는 91건에 달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은 스타트업이 스타트업을 인수한 사례였다.
 
여행 스타트업인 마이리얼트립은 지난달 26일 K-콘텐츠 관련 여행지 정보 제공과 예약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타트립을 인수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한 여행 콘텐츠에 집중 투자하기 위한 행보다. 인수액은 공개하지 않았다.

스타트립은 인기 드라마 촬영 장소, 스타가 방문한 카페, 뮤직비디오 촬영 장소 등 K-콘텐츠에 등장한 한국 관광지 정보를 찾는 외국인 여행객을 대상으로 다국어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앞서 마이리얼트립은 올 3월 키즈 여행 플랫폼 동키를 운영하는 아이와트립도 끌어안았다. 올 초에는 제주도 워케이션(원하는 곳에서 여행과 휴가를 보내는 것)을 위한 공유 숙박 오피스를 운영하는 오피스제주에도 전략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명함관리 플랫폼 리멤버 개발사인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 7월 신입 채용 전문 플랫폼인 자소설닷컴을 인수했다. 드라마앤컴퍼니는 올해 전문가 네트워크 서비스 이안손앤컴퍼니, 신입 채용 플랫폼 슈퍼루키 등을 사들이기도 했다. 자소설닷컴은 누적 가입자 80만명을 보유하고 있다. 대기업·공기업 취업에 특화한 플랫폼으로 상위 20개 대학 졸업생 70%가 사용 중이다.

리멤버는 지난해 말 16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 유치 이후 성장 기반을 다지기 위해 사업 확대하고 있다. 최재호 리멤버 대표는 “멤버의 플랫폼 파워를 강화하기 위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기업들을 찾아 적극적으로 M&A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 비교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다는 상권 분석 스타트업인 오픈업 지분 100%를 인수했다. 그동안 직장인 신용대출에 집중했던 대출 플랫폼 서비스를 프리랜서, 소상공인 등 사업자 대상으로 본격 확대할 방침이다.

핀다가 인수한 오픈업은 2018년 설립된 상권 분석 플랫폼 스타트업이다. 지역 매장에 대한 카드 매출, 통신사, 소상공인 및 인구 통계학적인 각종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상권 특성을 분석해 알려준다. 현재 8400만개 매출 데이터를 갖고 상권 분석을 수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유동성 위기로 투자시장이 보수적으로 돌아서면서 스타트업의 기업가치가 하락했고 '돈맥경화'를 버티지 못한 스타트업들은 어쩔 수 없이 M&A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며 “상대적으로 현금을 많이 가진 스타트업들을 중심으로 M&A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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