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후폭풍이 거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점도표를 통해 시장 기대보다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하면서 코스피는 한때 1% 이상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돌파하는 등 금융시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22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14.9포인트(-0.63%) 하락한 2332.31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3.48포인트(-0.46%) 내린 751.41로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 급락 배경은 전날 열린 FOMC에서 연준 위원들이 연말 기준 금리를 2022년 4.4%, 2023년 4.6%로 예상하며 큰 폭의 금리 인상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앞선 지난 6월 전망은 2022년 3.4%, 2023년 3.8%였다. 시장의 기대보다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모습을 나타내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이다.
기준금리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3차례 연속 자이언트 스텝(75bp 기준금리 인상, 1bp=0.01%포인트)에 나선 연준이 오는 11월 FOMC에서도 75bp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올해 남은 회의를 기준으로 125bp 인상을 전망한 위원들이 9명, 100bp 인상을 전망한 위원들이 8명”이라며 “125bp를 인상할 경우 11월에 75bp, 12월 50bp 인상 경로가 유력하다”고 말했다. 이어 “100bp 인상은 11월 75bp, 12월 25bp 인상 혹은 11월 50bp, 12월 50bp 인상의 케이스를 생각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는 2024년부터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소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연준이 11월 회의에서 75bp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11월 회의까지 연준이 추가로 확인할 수 있는 물가는 9월 물가지표 밖에 없기 때문”이라며 “9월 물가는 헤드라인 기준으로는 8월 물가보다 소폭 낮지만 핵심물가는 더 높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9월 물가만으로 연준이 속도 조절에 나서기는 어렵고 10월과 11월 물가를 확인할 수 있는 12월에서야 금리인상 속도 조절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빠른 기준금리 인상은 시장에 부정적이다. 예상보다 기준금리 인상폭이 더욱 확대되면서 시장 분위기는 더욱 침체될 것으로 보인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상황에 따른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기대할 수도 있지만 이미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을 통해 경기침체 가능성을 염두에 둔 상황”이라며 “9월 자이언트 스텝을 결정했고, 점도표 레벨을 큰 폭 상향 조정하면서 예상보다 큰 경기충격을 감안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이 만족할 만큼 인플레이션이 떨어지기 위해서는 기대인플레이션의 추가 하락이 필요하다”며 “다만 기대인플레이션 하락은 높은 실질금리 환경을 의미하기 때문에 전반적인 위험자산은 압박 받는 환경이 더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연준의 시장 친화적인 움직임을 말하는 ‘페드 풋(Fed put)’은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서서히 기대감이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증시 반등 시점을 빠르게 하는 요인은 ‘페드 풋’을 이끌어 낼 수 있는 핵심 소비자물가지수(Core CPI) 둔화와 고용지표 악화 조합”이라며 “현재 금리 경로 산정 시 추세적으로 복원력을 테스트할 수 있는 시점은 올해 연말~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10월 중 Core CPI 쇼크가 다시 발생할 경우 금리 경로에 대한 불확실성이 재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2018년 저점인 2210포인트 수준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