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역 스토킹 살해사건’으로 스토킹 범죄에 대한 법제 미비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검경 등 수사기관 역시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검찰이 해당 사건에 대한 강력한 보강 수사를 예고한 가운데 경찰도 지능형 CCTV 설치와 법령 개정 카드를 꺼내든 상황이다.
21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은 스토킹 끝에 여성을 살해한 전주환(31·구속) 사건을 경찰에서 송치받은 뒤 김수민 형사3부 부장검사를 팀장으로 하는 전담수사팀을 구성했다. 팀장을 포함해 검사 4명이 수사에 투입됐다. 형사3부는 강력·화재 사건을 전담하는 곳이다.
검찰 관계자는 “철저한 보강수사를 통해 스토킹 범죄에 엄정 대응하고, 피해자(유족) 지원에도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구속 상태로 전씨를 수사해 온 서울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특가법) 보복살인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전씨는 스토킹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정말 죄송하다. 제가 진짜 미친 짓을 했다”고 말했다. 전씨는 서울중앙지검에서 기초 조사를 받은 뒤 서울구치소에 수감될 예정이다.
전씨는 지난 14일 밤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화장실을 순찰하던 역무원 A씨를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범행 당시 전씨는 A씨가 근무하던 신당역에서 약 1시간 대기하다 피해자가 여자 화장실을 순찰하러 들어가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역시 실효성 있는 스토킹 범죄 예방을 위한 관련 후속 대응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경찰청은 이날 외부인 침입을 스마트폰이나 112상황실에 실시간으로 알릴 수 있는 지능형 CCTV를 이르면 다음 달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청은 우선적으로 스토킹 범죄와 보복범죄 우려가 큰 아파트, 단독주택 등 주거지 8곳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경찰은 지능형 CCTV 정식 도입에 앞서 이를 위한 관련 예산도 올해 9억4300만원으로 늘려 책정했다. 이는 지난해 예산보다 2배가량 증액한 것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중대 범죄 가해자에 대한 개인정보 취득 등을 위한 관련 법령 정비에도 속도를 낸다. 경찰은 지난 16일 윤희근 경찰청장을 필두로 열린 경찰 지휘부 긴급대책회의에서 스토킹 범죄 등에 대해, 현행 법상 규정된 유치장 유치 등 규정을 적극 활용할 것을 일선에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