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반도체 수출 제한 강도를 높이자 중국이 자구책 마련에 나섰다. 다만 주요 반도체의 자체 생산 가능 여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마다 의견이 다르다.
5일(이하 현지시간) 파이낸셜 타임스(FT)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엔비디아와 AMD의 중국 반도체 수출을 중단시키자 중국이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하려 한다고 전했다. 지난 8월 31일 미 상무부는 엔비디아와 AMD 등의 반도체 기업들에게 인공지능(AI) 작업에 주로 사용되는 최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 CNBC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MD 등이 중국에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라이센스를 취득해야만 한다.
지난 7월 미국 의회는 미국 칩 및 과학법(US Chip and Science Act )에 근거해 중국에 있는 제품 생산에 참여하지 않기로 한 회사가 미국에 칩 시설을 건설하도록 유인하기 위한 527억 달러 보조금을 승인했다. 크레딧 이슈의 아시아 반도체 연구 책임자인 랜디 아브라함은 메모에서 중국에 대한 반도체 생산 투자 금지 조항을 보며 "해외 인재에 대한 접근과 중국 국내 반도체 산업을 구축하기 위한 투자를 더욱 제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상하이에 있는 HWAS 자산은 "이 조치는 중국 기업이 반도체 공급업체를 자국 반도체 생산업체로 바꾸는 데 있어 박차를 가하게 만들 것"이라고 봤다.
다만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는 이번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가 중국에 끼칠 영향에 대해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애널리스트들은 “미국의 반도체 생성 전자 설계 자동화(EDA) 소프트웨어는 복잡해서 하룻밤 사이에 전망을 예상할 수 없지만 중국이 (EDA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은 시간 문제"라고 봤다.
반면 "반도체 생태계"를 개발하려는 중국의 노력이 실패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워싱턴에 위치한 한 정보 기술 및 혁신 재단의 이사인 스테픈 이젤은 “첨단 산업 국가가 스스로 모든 것을 생산하려고 시도하고 내부 경제로 해내려는 것은 자멸”이라고 말했다. 반도체 공급망 개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홀로 생산하려는 중국 정부의 노력이 무산될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