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신적 지주'의 친딸, 차량 폭파 의문사…우크라 개입 불투명

2022-08-21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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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사상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며 ‘정신적 지주’로 통한 알렉산드르 두긴의 딸이 차량 폭파 사건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다.

21일 영국 가디언·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쯤에 수도 모스크바 외곽에서 두긴의 딸인 다리야 두기나(30)가 몰던 도요타 SUV 차량에 주행 중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 두기나는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알려졌고, 러시아는 해당 사건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배후에 있는지 조사를 벌이고 있다.

러시아 일부 매체는 당초 두긴과 다리야가 모스크바 외곽에서 진행된 행사에 참석했다가 함께 돌아올 예정이었지만, 나중에 따로 가기로 했다며 두긴이 가까스로 변을 면했다고 보도했다. 한 측근은 다리야가 원래 다른 차를 소유했지만 이날은 아버지 두긴의 차량을 직접 운전했다고 밝혔다. 해당 사건이 부녀를 노린 공격일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두긴은 러시아의 대표적 극우 사상가로 새로운 러시아 제국의 구축을 위해 우크라이나를 병합해야 한다고 주창했다. 푸틴 대통령이 팽창주의 외교정책을 펼친 배경에는 두긴의 사상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두긴은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되면서 이듬해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의 딸 두기나는 언론인이자 정치 평론가로 활동해왔다. 아버지 사상을 지지하고 러시아 국영TV에도 나와 우크라이나 침공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마리아 자하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두기나의 죽음에 우크라이나가 연루됐다고 판단하면 우크라이나가 국가 테러리즘 정책을 추구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우크라이나의 개입 여부는 당국이 판단할 일이며, 사실로 판명되면 우리는 국가 테러리즘 정책을 논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두긴은 1964년 생으로 2008년부터 2014년까지 모스크바 국립대학 사회학부 교수를 지냈다. 그를 세간에 널리 알린 것은 1997년 저서인 ‘지정학의 기초’다. 저서에서는 △영국과 유럽의 분리 △프랑스와 독일의 동맹 지속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병합 △핵심 동맹국으로 이란의 위치 격상 △러시아에 위협적인 존재인 중국을 최대한 분열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이 중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러시아와 이란의 유대관계 강화 등은 실제 이뤄져 큰 주목을 받았다.
 

알렉산드르 두긴 [사진=알렉산드르 두긴 페이스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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