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도 15일 ‘반지하 주택 전수조사’를 실시해 서울 시내 약 20만가구인 반지하 주택에 대한 종합적인 로드맵을 마련해 임대주택으로 이주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시는 향후 20년간 노후 공공임대주택 258곳을 재건축해 23만가구 이상 물량을 확보하고, 신속통합기획, 모아주택 등 정비사업을 통해 임대주택을 늘릴 계획이다. 임대주택 물량을 큰 폭으로 늘려 반지하 주택 20만가구를 순차적으로 흡수하겠다는 방침이다.
국토교통부는 원희룡 장관 지시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지방자치단체 등과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피해 복구와 이주 지원 방안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앞서 지난 10일 원 장관은 집중호우로 인한 침수로 사망자가 발생한 서울 동작구 상도동 주택가를 찾아 “쪽방 등 취약가구 거주자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한 근본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특히 기존 지하·반지하 건축물은 10∼20년 유예 기간을 거쳐 순차적으로 없애나가는 ‘반지하 주택 일몰제’를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단 국토부는 이번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이재민 등을 위한 단기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보고 을 검토 중이다.
이주를 원하는 반지하 거주자들이 원하는 지역 공공임대주택으로 이주할 수 있도록 보증금을 지원하고, 피해 주택에 대한 개·보수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을 함께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반지하 주택을 임차하거나 매입해 주민 공동이용시설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반지하 멸실’을 유도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하고 있다.
다만 국토부는 서울시 측 반지하 일몰제에 대해선 신중하게 접근한다는 방침이다.
실제 원 장관은 지난 12일 본인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반지하도 사람이 사는 곳”이라며 “반지하를 없애면 그분들은 어디로 가야 하느냐”고 우려를 나타냈다.
국토부는 현행법 체계 내에서도 제도 운용을 통해 반지하 문제에 대응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건축법 11조는 ‘상습적으로 침수되거나 침수가 우려되는 지역에 건축하려는 건축물의 지하층 등 일부 공간을 주거용으로 사용하거나 거실을 설치하는 것이 부적합하다고 인정되면’이라는 단서 조항이 달려 있다. 건축위원회 심의를 거쳐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는 것이다.
시는 공공재개발이나 모아타운 선정 시 침수 이력이 있는 반지하 주택 밀집 지역을 우선 선정 대상으로 검토하고, 신속통합기획 재개발과 관련해 정비사업 후보지 공모 시 상습 침수 또는 침수 우려 구역에 가점을 주는 방안도 추진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침수 방지시설 같은 단기적인 대책에 더해 노후 공공임대주택단지에 대한 신속한 재정비를 통해 반지하 주택 거주 가구를 지상층으로 올리는 근본적인 대책을 추진하겠다”며 “국토부와 협력해 침수, 화재 등 위급 상황에 대응하기 어려운 시민부터 공공임대주택 이주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