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안전자산인 국제 금 가격이 상승세다. 트로이온스당 1700달러가 위태했던 가격은 1800달러를 돌파하며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미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속도조절 가능성이 금에 대한 투자심리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경기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는 만큼 금 수요 증가와 가격 상승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2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선물이 트로이온스당 8.3달러 상승한 1815.5달러에 마감했다. 작년 말 1트로이온스당 1827.50달러로 마감했으나 지난 3월 8일 종가 기준으로 2000달러를 넘어서며 강세를 보였다. 러시아를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안전자산인 금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미국의 CPI가 급등하면서 6월과 7월 금 가격은 약세를 나타내며 지난 7월 20일에는 1700.20달러로 연저점을 경신한 바 있다. 불과 1개월도 안돼 금 가격은 연저점 대비 115.3달러(6.78%)가 상승한 것이다.
최근 금 가격이 재차 반등하게 된 이유는 7월 CPI가 예상치를 하회하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란 낙관적인 전망 때문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며 금 가격은 약세를 보인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6월 CPI 상승률은 9.1%로 역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며 시장에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7월에는 8.5%로 예상치를 하회하는 숫자가 발표되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세계 증시가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연준이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75bp(1bp=0.01%포인트) 인상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과 이에 따른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 증가는 금에 대한 수요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9월 FOMC까지 단기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잔존한다”며 “하지만 연준의 긴축 속도 조절 시 장기 관점의 저가 매수세를 유입시키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빅스텝과 자이언트스텝 등 공격적인 긴축으로 금과 은 선물 투자자들의 순매수 포지션도 상당 수준 낮아진 상태에 있다는 것이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도 “안전자산 성격의 금 투자도 늘어날 전망”이라고 강조했다. “아직까지는 연준의 자이언트 스텝 인상을 고려해야 하며, 달러의 일방적인 강세도 금 가격을 일부 제한할 수 있다”면서 “장기금리의 하락 가능성과 인플레이션 헤지 수요, 안전자산 선호 등을 고려하면, 가격 조정 국면에 금을 매수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