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노이, 호찌민도 아니라고? 베트남 소득 수준 1위는 '빈즈엉'

2022-08-10 15:29
  • 글자크기 설정

월 평균 700만동 넘어...3년째 전국최고 수준, 2위는 호찌민시

남부 농경도시에서 공업도시로 탈바꿈...20년 만에 소득 108배 증가

투저우못(Thủ Dầu Một)에 위치한 빈즈엉성 청사. [사진=베트남통신사(TTXVN)]

'약속의 땅.'

관영매체 베트남넷(Vietnam Net)이 평가한 베트남 남부의 빈즈엉(Binh Duong)성에 대한 평가다. 빈즈엉성이 빠른 발전을 거듭하며 베트남 최고의 지방성으로 우뚝 서고 있다. 빈즈엉성은 하노이와 호찌민에 비해 한국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베트남 63개 성·시 중에서 대표적인 경제성장의 모범사례 중 하나로 꼽힌다.

최근 베트남 정부발표에 따르면 빈즈엉성은 올해 상반기 월평균 소득이 712만동(약 39만8900원)으로 1위를 나타냈다. 전국 평균의 2.5배 수준이다. 빈즈엉성은 지난 2020년 처음으로 전국 소득수준 1위에 올라선 이후 3년째 이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상반기 월평균 소득의 2위와 3위는 호찌민(700만동), 하노이(600만동)였다. 

특히 빈즈엉시는 중앙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해외투자(FDI) 부분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 외국인투자청(FIA)의 통계에 따르면 2022년 1분기에 빈즈엉성은 총 투자 자본이 23억2000만 달러(약 3조355억원)로 베트남 전체 외국투자 자본에서 4분의1 이상을 차지했다. 상반기까지도 빈즈엉은 39억5800만 달러의 FDI를 유치해 호찌민시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또 행정개혁, 도시화 비율, 지역경쟁력지수(PCI) 등에서도 빈즈엉성은 모두 상위권을 차지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베트남넷에 따르면 빈즈엉성은 행정개혁분야 2위, 도시화 비율 4위, PCI 6위, 교육수준 5위를 차지했다. 하노이, 호찌민, 하이퐁 등 다른 대도시에 비해 인구, 인프라, 인지도가 모두 열세지만 사실상 전 분야에서 당당히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이다.
 

2022년 베트남 지역별 소득수준 상위 10개 지역. [그래픽=아주경제 DB]

이처럼 빈즈엉성이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주요 이유로는 지방정부가 지원하는 통합인프라 구축, 현지 인민위원회의 친기업적인 기조가 꼽힌다. 노재환 서우리얼티 베트남 대표는 “빈즈엉성의 경우 정부의 행정 처리속도가 다른 지방에 비해 상당히 빠른 편”이라며 “현지 외국기업들의 평판이 좋다. 지방정부 또한 기업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빈즈엉성에는 주요 공단인 미푹 공단, 싱가포르 공단, 베카맥스 공단 등 38개 공단이 있다. 베트남 전체 350개 공단 중 10% 이상이 몰려있는 셈이다. 이 지역에는 금호타이어, 코오롱, 오리온 등 주요 한국기업 포함해 약 600여개의 외국투자기업들이 밀집해 있다. 

또한 인구는 250만명에 불과하지만 대부분이 젊은 노동력 인구라는 강점이 있다. 여기에 빈즈엉대, 이스턴인터내셔널대(EIU) 등 6개 종합대학에서는 매년 신규인력이 배출되고 이주자들을 통해서도 매년 9만명 이상의 인구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
 
베트남넷은 빈즈엉성은 호찌민과 인접한 위치적 장점과 교통 인프라, 시기적절한 정부 지원 측면에서 이점을 수렴하면서 남부 지역의 투자 유치에 있어 ‘황금 좌표’가 되고 있다고 짚었다. 이어 이 지역은 베트남 어느 지역보다도 빠른 발전을 이뤄나가고 있다며 다른 지방정부도 빈즈엉의 모범 사례를 참고해 발전 수립계획을 구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2022년 베트남 지역별 FDI 유치실적 상위 10개 지역 [그래픽=아주경제 DB]

◆빈즈엉성, 외국인투자 개방 가속화 방침..."지속가능한 개발 위해 교통인프라 집중할 것"
빈즈엉성은 사실 수십년 전만 해도 남부의 평범한 농경성에 지나지 않았다. 베트남넷에 따르면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빈즈엉성이 국가의 주요 산업 지역 중 하나로 부상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관계자들의 당시 회상으로는 빈즈엉성은 영토는 넓었지만 여러 세대에 걸쳐 경제는 농업이 주류를 이뤘고 산업과 서비스의 존재는 아직 미미했다.

하지만 도이머이(개혁개방) 이후 빈즈엉성 지방정부는 지역의 산업화와 현대화의 길을 열어주는 개방적인 정책으로 과감한 혁신주의를 추진했다. 정부는 기반 시설을 구축했고 투자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해 생산과 기업 투자에 유리한 조건을 조성했다. 이후 국내외 투자 자본이 빈즈엉성으로 대량 유입되어 곳곳에 공장이 생겨나고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경제 구조는 기존 농업에서 산업·서비스 방향으로 크게 바뀌었고 도시화의 얼굴이 명확하게 형성됐으며, 비효율적인 농지가 국가의 핵심 공업지대와 산업 클러스터로 탈바꿈했다.

빈즈엉성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성 지역내총생산(GRDP) 성장률은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108배 증가한 130조동에 달한다. 같은 기간 평균 연간 GRDP 증가율은 11%를 나타냈다. 경제구조도 크게 바뀌어 2020년 기준 공업분야는 지역 경제의 66.59%를 차지하고 농업 비중은 3.17%까지 떨어졌다. 발전의 핵심 원동력이 된 외국인 투자는 지금까지 총 등록 자본금은 396억 달러에 달하며, 총 4053개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가 추진됐다.

빈즈엉성은 계속해서 지역발전을 위한 계획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보반민 빈즈엉성 인민위원회 위원장은 지역 경제가 국가 평균보다 빠르게 성장했지만, 아직 경쟁력이 크게 높지 않고 성장이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역이 사회경제적 기반 시설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자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하기 위해 분권화를 촉진하고, 주도권을 창출하고 더 시간을 단축하며 지역적 책임을 강화하는 메커니즘과 정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빈즈엉성 당위원회가 지난 7월, 역내 인프라 투자 촉진에 관한 관련 회의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빈즈엉성 인민위원회]

최근 빈즈엉성 정부는 3번 고속도로, 4번 고속도로, 호찌민시~뚜쩌우못 고속도로 등과 같은 지방의 핵심 교통 프로젝트 착공에 중앙정부에 지원을 요청했다. 특히 빈즈엉성은 지역의 경제적 발전을 따라가는 사회 인프라 부문이 점점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고 판단하고 교통기반시설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응우옌반로 빈즈엉성 당서기는 “빈즈엉성은 20년이 넘는 개발기간 동안 기적적인 성장을 달성해 왔다며 계속해서 정부가 빈즈엉성이 전국 최고의 도시 중 하나가 되도록 사회경제적 개발 과제를 수행하는 성을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관련해 베트남 기획투자부(MPI)는 빈즈엉성의 차기 추진방향 수립을 오는 9월까지 완료하고 중앙 정부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MPI에 따르면 빈즈엉성의 사회경제적 지표는 지난해 결의안(53-NQ/TW)에 명시된 과제를 상반기에 모두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응우옌찌쭝 MPI 장관은 5일 관계부처와의 회의에서 “빈즈엉성의 요구는 합당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빈즈엉성을 포함한 남부 주요 경제 지역은 교통인프라뿐 아니라 환경, 교육, 의료, 주택, 사회 보장을 개선하기 위해 투자 자본을 늘려야 한다. 앞으로 빈즈엉성은 개발을 위한 혁신과 고품질 인적 자원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자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