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수도권에 지난 8일부터 80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자동차 침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갑작스러운 자동차 침수 상황에 대한 대처법은 무엇일까.
◆차량 침수 시 대피가 먼저
이때 에어컨 가동은 멈추는 것이 좋다. 물이 타이어 절반 이상까지 차오르는 곳은 주행하지 말아야 한다.
침수 구간을 통과한 뒤에는 서행하면서 브레이크를 여러 번 가볍게 작동시켜 브레이크 라이닝의 습기를 제거해야 한다.
침수 지대에서 시동이 꺼진다면 다시 시동을 켜지 말고 대피해야 한다. 침수 후 엔진을 켜면 엔진과 주요 부품에 물이 들어가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다.
◆전기차 침수돼도 감전 위험 낮아
전기차도 내연기관차와 마찬가지로 물에 잠긴다면 시동을 끄고 대피해야 한다. 기술적으로 전기차가 침수돼도 감전 위험은 낮다.
전기차는 침수에 대비해 안전장치를 갖추고 있고, 기밀 및 방수기능으로 밀폐돼 있어 순식간에 감전되거나 물이 스며들지 않는다.
주요 장치에는 수분감지 센서가 있어 물이 스며들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한다. 다만 배터리를 직접 만져서는 안 된다.
경유차의 경우 의무 부착된 DPF(매연포집필터)을 점검해야 한다. 차량 하부가 부분 침수됐다면 'DPF 클리닝'을 해야 한다. 오물 등의 유입으로 DPF가 파손되면 미세먼지 저감 성능이 떨어지고, 이후 수백만원 교체 비용이 들 수 있다.
물폭탄을 맞은 침수차는 반드시 빠른 점검이 필요하다. 만약 생각보다 고비용 견적서가 나오면 두 군데 이상의 정비업소를 들러 견적을 확인한 뒤 결정하고 정비내역서와 관련 영수증을 보관하면 보증수리도 가능하다.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를 모두 1~2회 교환하는 것이 좋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이 씻은 후 말려서 윤활제를 뿌려줘야 한다. 침수의 가장 큰 후유증인 차량 부식을 막기 위해서 건조 후 코팅 처리를 하는 것이 좋다.
특히 에어컨 필터와 에어클리너는 장마철 습기에 찌들면 성능이 떨어지므로 가급적 교환하는 걸 추천한다.
중고차 가격과 맞먹는 정비비용이 나오는 심한 침수차는 과감히 포기하는 것이 경제적이다. 엔진 일부가 침수된 차는 모든 오일류와 냉각수, 연료를 모두 1~2회 정도 교환부터 해야 한다. 각종 배선은 커넥터를 분리한 뒤 깨끗하게 씻어내고 말려서 윤활제를 뿌려줘야 한다.
◆중고차 구매 시 침수 여부 확인
제대로 된 중고차 업체들은 침수차를 취급하지 않지만, 중고차 시장에서 침수차가 판매될 가능성을 걱정하는 소비자들이 많은 게 현실이다.
중고차를 구매할 땐 보험개발원 '카히스토리'를 통해 차량의 침수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러나 자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차나 차주가 보험처리를 하지 않고 수리하는 등 침수 여부 확인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이를 위해 직영 중고차 플랫폼 기업인 케이카(K Car)는 차량을 직접 확인할 때 침수 여부를 구별할 수 있는 '팁'을 정리했다.
물로 세척하기 힘든 차량 하부의 주요 전장 부품(ECU·전자제어장치) 등에 표기된 제조일과 차량 제조일을 대조해보고, 주요 부품 오염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퓨즈 박스에 흙먼지가 쌓이거나 부식됐는지,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겼을 때 진흙 흔적 등이 있는지도 봐야 한다. 침수 이후 안전벨트나 부품 등이 교체됐을 수 있기 때문에 교환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창문을 아래로 내린 상태에서 유리 틈 사이를 조명으로 비춰 내부 오염 여부를 살펴보고, 실내 매트를 걷어내 바닥재가 오염됐는지도 확인하면 좋다.
차량 내부의 옷걸이, 차량 시트 밑바닥 등은 일반 소비자들도 진흙이나 물 흔적을 쉽게 찾을 수 있는 부분이다.
임기상 자동차10년타기시민연합 대표는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지나가니까 승용차가 따라가다가 침수되는 경우가 많다"며 "차량마다 차고가 다르기 때문에 무턱대고 앞차를 따라가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