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급락을 멈추고 2450선에 상승 안착했지만 8월에도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하락장에 베팅하는 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주가 상승은 외국인 순매수가 견인하고 있으며 여전히 개미투자자 투자심리는 얼어붙어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8월 1일부터 3일까지 3거래일간 개인투자자들은 ‘KODEX 200선물인버스2X’를 919억40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개인 순매수 순위 1위다.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들도 인버스 상품을 집중 매수 중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2일까지 서학개미들은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PROSHARES ULTRAPRO SHORT QQQ·SQQQ)'를 3002만2379달러어치 순매수했다. 이 종목은 나스닥100지수 하루 등락률을 역으로 3배 추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다. 지수가 내려가면 하락률의 3배 수익을 내는 구조다.
이는 주식시장이 장기간 불안한 흐름을 이어오면서 반등장세에서도 개인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국내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은 코스피 지수가 2450선에 안착했던 지난달 29일과 이날(3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각각 4902억원, 33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2450선을 차익 매도를 위한 시작 구간으로 보는 셈이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인버스 ETF 순매수에 나선 것과 관련해 “반도체를 시작으로 미국과 중국 간 충돌 가능성이 점차 가시권에 접어들면서 주가 하락을 예상한 투자자들이 인버스를 매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당분간 지수 전체를 이끌 만한 이슈가 전무한 만큼 대형주 상승 여부에 따라 차익 매도 물량 역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밖에도 지수 흐름과 역행하는 인버스 ETF 상품은 개인투자자들이 헤지를 하기 위한 용도로 추가 매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시장 전망은 현재로선 밝지만은 않다. 당분간 코스피 지수는 2500선을 중심으로 등락을 거듭하는 장세가 연출될 공산이 크다. 지수 하락을 염두에 둔 인버스 상품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높을 것으로 보인다.
이종빈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010년 이후 평균치에 근접하면서 반등 지속 여부와 주도 업종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며 “반등 국면에 대한 판단은 V자 반등 지속보다는 2500대 전후에서 등락하는 흐름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