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금융 결산] ①역대급 순익 이끈 은행…고금리 포탄 非은행은 '침울'

2022-07-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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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신한, 나란히 2조7000억대 최대순익 '박빙'

치솟은 이자마진에 은행 '방긋'…증권계는 울상

연말까지 현상황 유지될 듯…부실대출은 경계령

금리 상승효과로 은행 이자이익이 급증하면서 올 상반기 금융그룹들이 호실적을 올렸다. 사진은 서울시내 한 은행 지점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금리 상승효과를 톡톡히 본 금융그룹들이 올해 상반기에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 이후 매 분기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다. 올해는 그룹별 핵심 계열사 중 이자 마진을 최대로 이끈 은행들이 증권사로 대표되는 비(非)은행 계열사 부진을 상쇄한 양상이 두드러졌다. 

은행 수익이 워낙 크다 보니 비은행의 '마이너스' 성장을 충분히 만회한 것으로 분석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 2조7566억원, 신한금융 2조7208억원, 우리금융 1조7614억원, 하나금융 1조7274억원 순으로 올 상반기 주요 금융그룹 실적이 모두 집계됐다.

리딩금융 타이틀을 놓고 경쟁하는 KB와 신한금융이 이번에도 상반기 내 2조7000억원대 당기순이익 선을 넘기면서 박빙의 대결 구도를 그렸다. 특히 '만년 4위' 우리금융이 증권 계열사가 부재한 악조건에도 최대 계열사 우리은행의 고공행진을 타고 하나금융을 제쳤다. 우리금융이 하나금융을 넘어 반(半)기 기준 3대 금융에 이름을 올린 것은 지주체제 출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또 상반기 실적에서 눈여겨볼 것은 1, 2분기 대출 행렬이 폭증하고 금리까지 치솟자 대표적 수익성 지표인 NIM(순이자마진)의 우(右)상향이 더욱 뚜렷해진 점이다. 이들 그룹의 상반기 순이자이익과 전년 대비 증가율은 KB 5조4418억원(18.7%), 신한 5조1317억원(17.3%), 하나 4조1906억원(18.0%), 우리 4조1033억원(23.5%)으로 나타났다.

이런 가운데 이미 코로나19 사태로 대출이 많이 빠진 상태에서 기준금리가 오르자 시장금리도 빠르게 올랐고 대출 금리가 뛰자 은행들이 거둬들인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무엇보다 대한민국 기준금리 결정 사상 최초로 한국은행이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유례없는 금리 상승기를 탄 은행권 이자수익은 더욱 가파르게 늘어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신금리 인상 속도가 대출보다는 더딘 금융권 속성상 예금과 대출 금리 차이(예대 금리차)에서 벌어들이는 은행 수익은 최대치를 찍고 있다"며 "더욱이 기준금리가 통상 0.25%포인트 오를 때 은행 NIM은 0.03%포인트가량 오르는데 빅스텝 영향이 앞으로 더욱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는 미국 금리에 절대적인 영향을 받는 한국 특성을 고려할 때, 26~27일 열리는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지난달에 이어 연속 자이언트스텝(한 번에 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지 주목한다. 

이달 말 한미 양국 간 금리 역전이 기정사실이 되자 한국 역시 미국을 따라가는 인상 기조를 당분간 지속할 것이고, 현 2.25% 수준 기준금리는 연말 2.75~3.00%까지 오를 일만 남았다는 관측이 주를 이룬다. 결국 은행들의 최대 이자 수익은 적어도 연말까지 보장된 셈이다. 

은행들이 함박웃음을 짓는 동안 그룹별 2대 계열로 꼽히는 증권사들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수수료 부담으로 주식 시장이 침체하면서 증권사 실적은 직격탄을 맞았다. 거래량도 전년 보다 크게 줄었고 호황기를 누렸던 코로나19 사태 초반기보다 수수료 수익은 반토막 이상 쪼그라들었다.

보험·카드사 사정도 녹록지 않은 편이다. 채권 평가이익이 줄어든 보험사들은 올해 재무 건전성이 빨간불이 켜진 데다 자본을 늘려야 하는 실정에 금리 상승은 치명적 악재로 지목됐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가 갈수록 인하되고 위험요소(리스크) 관리 차원의 고위험 대출자산들이 감축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금융권 실적 경신에도 대내외 불안정한 환경은 주가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4대 금융지주 주가는 하락세를 보이며 연초 대비 대부분 10% 이상 떨어진 상태다. 코로나19 사태와 결부해 충당금 확대를 강조하는 금융당국 주문이 지속되는 한 금융주 하락은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를 결산한 금융그룹은 공통으로 중간 및 분기배당을 무리 없이 의결 또는 예정하며 주주 친화 행보를 이어갔다. KB금융은 지난주 개최한 이사회에서 주당 500원 분기배당을,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각각 주당 800원, 150원 중간배당을 실시하기로 결의했다. 신한금융도 1분기 400원 분기 배당금과 유사 규모로 2분기 배당금을 다음 달 이사회에서 결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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