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인터넷(IoT) 기술은 우리 삶 곳곳에서 각종 기기 및 서비스를 인터넷에 연결하고, 더 나은 사용 환경을 제공한다. 특히 각 기기의 정보를 한 곳에 모아 분석하면 불필요한 전력 소모를 줄이거나 상황에 맞는 설정을 자동으로 적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이러한 IoT 기술은 가정뿐만 아니라 교통, 건물, 도시 등 다양한 시설에 접목돼 스마트화를 이룬다. 항만 역시 IoT 기술을 기반으로 단순 자동화를 넘어 물류 데이터를 통합하고, 효율적 에너지 활용과 친환경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항만이다.
울산항만공사는 스마트항만 구축사업을 통해 항만에서 발생하는 여러 정보를 플랫폼 하나로 통합하고, 입주 기업과 항만 서비스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홍현숙 울산항만공사 디지털플랫폼사업단 단장은 항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면서 스마트항만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다음은 홍현숙 단장과의 일문일답.
-디지털플랫폼사업단은 어떤 조직인가?
"울산항만공사에서 스마트항만이라는 비전을 실행하는 조직이다. 스마트항만은 선박의 항만 진입 최적 경로를 산출하는 것부터 화물 선적과 하역, 환적 등 항만 서비스를 효율화하는 것을 말한다. 또한 재난 대응, 안전 및 무재해, 환경 등을 IT로 지원한다.
고객(선사, 화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항만공사 내부 직원이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공사 업무 자체의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업무 중 충분히 IT로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이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떤 스마트항만을 구축하고 있는가?
"대고객 정보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해운물류는 범위가 굉장히 넓다. 금융은 물론, 유통, 물류, 운송 등 복합적인 서비스가 포함된다. 때문에 모든 서비스를 당장 IT화하는 것은 어렵고, 현재로서는 분산된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각 업무의 실제적인 기능을 모두 통합하는 것은 다음 단계의 일이고, 우선은 단일 창구를 통해 전체 업무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재직 시절에는 어떤 일을 했는가?
"IoT 혁신센터장으로 2년 동안 일했다. 당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나오기 시작했다.
IoT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IoT에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IoT 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창업 지원이나 마케팅 등 규모가 작은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며 산업 활성화를 도모했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는데, IT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80년대 학번은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가 지금보다 적었고, 이제 막 진출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일반 기업에 취직하면 시간이 지나 결혼하고, 육아와 가사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시대다. 이런 사회환경에서 계속 일하면서 결혼과 육아를 함께 하려면 나만의 역량이 있는 분야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당시 체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정보문화센터는 IT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코딩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교육이 IT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중어중문학이라는 인문학을 배우고, 과학기술계에서 30년간 몸담았는데, 이 덕분에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을 실현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전공을 바꾸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소프트웨어 개발(코딩)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개발 언어도 결국 언어다. 언어를 잘 배우려면 그들의 문화를 잘 알아야 하는데, 컴퓨터 언어에서 문화는 언어가 작동하는 로직과 구성이다. 이것만 이해하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공통 교양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환경은 충분하다."
-현재 경력과 관련해서 어떤 고민이 있나?
"내 나이쯤 되면 경력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사람과의 관계 등 남은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큰 고민이다.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만 일해왔는데, 이제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여기서 내 경력을 어떤 형태로 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인생관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 있다면?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일하는 방식을 닮고 싶다. 1938년생인 그는 살아온 시대적 배경 때문에 제국주의적 가치를 지닌 사람이다. 닮고 싶은 것은 이러한 가치관이 아닌, 통찰력과 관찰력이다. 이 사람의 작품을 보면 많은 자료 수집을 통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파고들어 최상의 결과물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동료나 후배 여성과기인에게 읽어볼 만한 책을 추천한다면?
"IT 분야 종사자라면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 사업단이 스마트항만을 구축하고 있는데, 스마트화라는 것은 결국 디지털화고, 이 가운데 전통적인 직업이 없어지거나 변화할 수 있다. 이 책은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을 보여준다."
-여성과기인을 대상으로 어떤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남녀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여성과기인보다는 과기인이 처한 상황 자체가 세대마다 다르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대 석·박사 과정이 가장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처우가 굉장히 나쁘다. 때문에 신진 연구생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여성과기인으로서 고충이 있다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만큼,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혜택은 일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자리는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항만공사에도 높은 보직자 중 여성은 혼자다. 이미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남녀의 문제를 떠나서 능력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앞으로의 경력에서 목표나 꿈이 있다면?
"생산적인 활동을 계속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싶다. 사회적으로는 남을 위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ICT 분야에서 젊은 인재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줄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내 과제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IoT 기술은 가정뿐만 아니라 교통, 건물, 도시 등 다양한 시설에 접목돼 스마트화를 이룬다. 항만 역시 IoT 기술을 기반으로 단순 자동화를 넘어 물류 데이터를 통합하고, 효율적 에너지 활용과 친환경 실현을 추구하고 있다. 이른바 스마트항만이다.
울산항만공사는 스마트항만 구축사업을 통해 항만에서 발생하는 여러 정보를 플랫폼 하나로 통합하고, 입주 기업과 항만 서비스의 안정성 및 효율성을 강화한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홍현숙 울산항만공사 디지털플랫폼사업단 단장은 항만의 디지털 전환을 주도하면서 스마트항만 구축을 추진 중이다. 다음은 홍현숙 단장과의 일문일답.
-디지털플랫폼사업단은 어떤 조직인가?
고객(선사, 화주 등)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뿐만 아니라 항만공사 내부 직원이 스마트하게 일할 수 있도록 공사 업무 자체의 디지털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업무 중 충분히 IT로 자동화할 수 있는 부분도 있는데, 이를 여전히 수작업으로 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어떤 스마트항만을 구축하고 있는가?
"대고객 정보서비스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해운물류는 범위가 굉장히 넓다. 금융은 물론, 유통, 물류, 운송 등 복합적인 서비스가 포함된다. 때문에 모든 서비스를 당장 IT화하는 것은 어렵고, 현재로서는 분산된 정보를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각 업무의 실제적인 기능을 모두 통합하는 것은 다음 단계의 일이고, 우선은 단일 창구를 통해 전체 업무의 흐름을 볼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재직 시절에는 어떤 일을 했는가?
"IoT 혁신센터장으로 2년 동안 일했다. 당시 IoT,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 등 4차산업혁명 기술이 화두로 떠오르면서 빅테크 기업으로부터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 기회가 나오기 시작했다.
IoT 자체가 완전히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대기업이 아닌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도 IoT에 아이디어를 접목하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때문에 IoT 혁신센터를 설치하고, 창업 지원이나 마케팅 등 규모가 작은 기업의 부족한 부분을 지원하며 산업 활성화를 도모했다."
-중어중문학을 전공했는데, IT 분야에서 일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80년대 학번은 여성의 사회진출 기회가 지금보다 적었고, 이제 막 진출이 시작되는 시기였다. 일반 기업에 취직하면 시간이 지나 결혼하고, 육아와 가사 때문에 일을 그만두는 시대다. 이런 사회환경에서 계속 일하면서 결혼과 육아를 함께 하려면 나만의 역량이 있는 분야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당시 체신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기관인 정보문화센터는 IT 비전공자를 대상으로 코딩 등을 교육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교육이 IT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중어중문학이라는 인문학을 배우고, 과학기술계에서 30년간 몸담았는데, 이 덕분에 인문학과 기술의 융합을 실현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전공을 바꾸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소프트웨어 개발(코딩)은 언어를 배우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프로그램 개발 언어도 결국 언어다. 언어를 잘 배우려면 그들의 문화를 잘 알아야 하는데, 컴퓨터 언어에서 문화는 언어가 작동하는 로직과 구성이다. 이것만 이해하면 누구나 쉽게 도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특히 소프트웨어가 공통 교양으로 인식되고 있는 만큼 환경은 충분하다."
-현재 경력과 관련해서 어떤 고민이 있나?
"내 나이쯤 되면 경력에 대한 어려움보다는 사람과의 관계 등 남은 사회생활을 어떻게 할 것인가가 더 큰 고민이다. 지금까지 나를 위해서만 일해왔는데, 이제 나도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지, 여기서 내 경력을 어떤 형태로 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인생관에 큰 영향을 준 인물이 있다면?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의 일하는 방식을 닮고 싶다. 1938년생인 그는 살아온 시대적 배경 때문에 제국주의적 가치를 지닌 사람이다. 닮고 싶은 것은 이러한 가치관이 아닌, 통찰력과 관찰력이다. 이 사람의 작품을 보면 많은 자료 수집을 통한 디테일이 돋보인다. 어떤 분야에서 일을 하든 파고들어 최상의 결과물을 내는 것이 필요하다."
-동료나 후배 여성과기인에게 읽어볼 만한 책을 추천한다면?
"IT 분야 종사자라면 제레미 리프킨의 '노동의 종말'을 추천하고 싶다. 우리 사업단이 스마트항만을 구축하고 있는데, 스마트화라는 것은 결국 디지털화고, 이 가운데 전통적인 직업이 없어지거나 변화할 수 있다. 이 책은 여기서 우리가 고민해야 할 부분을 보여준다."
-여성과기인을 대상으로 어떤 지원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남녀를 구분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생각한다. 여성과기인보다는 과기인이 처한 상황 자체가 세대마다 다르다. 특히 어려움을 겪고 있는 20~30대 석·박사 과정이 가장 고민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해외 선진국과 비교하면 처우가 굉장히 나쁘다. 때문에 신진 연구생이 연구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
-여성과기인으로서 고충이 있다면?
"여성의 사회진출이 눈에 띄게 늘어난 만큼, 무조건적인 지원이나 혜택은 일부 줄어들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높은 자리는 남성이 차지하고 있다. 현재 항만공사에도 높은 보직자 중 여성은 혼자다. 이미 여성의 사회적 진출이 가시적 성과를 거두고 있는 만큼, 남녀의 문제를 떠나서 능력 있는 사람이 자연스럽게 올라갈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앞으로의 경력에서 목표나 꿈이 있다면?
"생산적인 활동을 계속하면서 스스로 발전하고 싶다. 사회적으로는 남을 위할 수 있는 것들을 찾아보려고 한다. ICT 분야에서 젊은 인재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줄 수 있도록 더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 내 과제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