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하나금융그룹과 4000억원 규모 지분을 교환하고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는 특정 사업 영역에서 협력하는 것을 넘어 ICT와 금융 전반을 아우르는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적으로 만나는 내용이 담겼다.
◆지분 매각 3년 만에 재매입···ICT+금융 양사 혈맹관계 재확인
SKT는 기존에 보유한 3300억원 규모 하나카드 지분을 하나금융지주에 매각하고, 3300억원 규모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매입한다. SKT는 하나금융지주 지분 약 3.1%(22일 종가 기준)를 보유하게 된다.
이번 지분 교환은 2019년 SKT가 하나금융지주 지분을 전량 매각한 뒤 3년 만에 양사가 다시 지분을 교환하며 혈맹 관계를 복원한 것에 의의가 있다.
SKT는 2009년 4000억원을 투자해 하나은행에서 분사한 하나카드 지분 49%를 확보한 이래 하나금융지주와 전략적 협업 관계를 유지했다. 2016년 핀테크 전문기업 핀크를 공동 설립하기도 했고,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2019년 제3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함께 도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SKT가 2019년 5G 투자금을 확보하기 위해 보유하고 있던 하나금융지주 지분 610만주를 매각하며 양사 간 협업 관계는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ICT와 금융 융합 통한 디지털 전환에 속도···AI 금융 본격화
SKT와 하나금융그룹은 이번 지분 교환을 통해 △금융의 디지털 전환 △통신과 금융 데이터 결합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발굴 △양사 인프라 공동 활용 △디지털 기반 공동 마케팅 △양사 고객 특화 상품·서비스 융합 △ESG 협력을 통한 사회적 역할 확대 등 6개 영역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한다.
최우선으로 금융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인공지능(AI) 기반 금융 서비스 구축을 검토한다. 구체적으로 SKT가 보유한 AI 기술을 활용해 하나금융그룹의 금융 서비스에 AI컨택센터(AICC), AI 챗봇 등을 도입해 고객 응대를 하거나 AI를 활용한 투자 정보를 제공하는 등 협력을 논의한다.
금융과 메타버스를 융합할 수 있는 방안도 함께 고민한다. 예를 들어 이프랜드와 같은 SKT 메타버스 플랫폼에 하나금융그룹의 가상 은행·카드 지점을 구축해 아바타를 통해 고객 상담을 하는 방식이다.
양사 고객에게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신규 카드를 개발하고, SKT 구독 플랫폼인 T우주와 연계한 금융 상품 출시 등도 고려한다. 비식별 처리된 SKT 비금융 신용정보와 하나금융그룹 금융정보 데이터를 결합해 새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한다.
이번 협력에는 SK그룹 중간 지주사·ICT 투자기업인 SK스퀘어도 동참한다. SK스퀘어 자회사인 11번가,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쉴더스, 원스토어 등과 협력해 커머스, 미디어, 보안 영역에서 새로운 금융 융합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유영상 SKT 대표는 "이번 파트너십은 ICT와 금융 분야 대표 기업이 힘을 합쳐 고객가치 혁신을 추진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며 "SKT는 고객가치 제고와 ICT, 금융산업 생태계 경쟁력 증진을 위해 긴밀히 협력하고, 다양한 ESG 활동에도 양사가 힘을 모아 선한 영향력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