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식량난 한숨 돌리나…러-우크라이나 곡물수출 합의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몸살을 앓던 세계 곡물 시장에 숨통이 트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22일(이하 현지시간) 우크라이나의 흑해항을 다시 열기로 합의했다고 튀르키예가 공식 발표했다. 로이터는 "이번 합의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빚어졌던 세계적인 곡물시장 위기가 다소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세계적인 곡물 생산국이었다. 그러나 전쟁 뒤 러시아에 의해 흑해 항구가 봉쇄되면서 국제적인 곡물 공급은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세계 곡물시장에서 밀을 비롯한 주요 곡물 가격은 지난 2월 전쟁 발발 뒤 크게 상승했다.

양국은 이번 합의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21일 밤늦게 화상 연설에서 흑해 항구가 곧 다시 열릴 수 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항구의 봉쇄와 관련해 튀르키예로부터 새로운 소식이 들려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 14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열린 우크라이나,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의 4자 협상에서 흑해의 곡물 수출 항로의 안전을 보장하는 조정센터 설립과 곡물 수출입 항구에 대한 공동 통제 원칙에 합의한 바 있다. 이런 내용으로 유엔이 제안한 곡물 수출 합의문에 나머지 3개국이 동의해 최종 서명이 이뤄지게 됐다. 이번 협상은 유엔이 중재했으며,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스탄불 현지에 직접 합류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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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우크라이나 외교부는 유엔이 주도하는 또 다른 곡물 항구 봉쇄 해제와 관련된 회담이 22일 튀르키예에서 열릴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협상 타결에 대해 미국은 환영의 의사를 밝혔다. 네드 프라이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21일 브리핑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엔, 튀르키예 4자가 함께 체결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합의문에 대해 환영할 만한 진전이라고 밝혔다. 다만 프라이스 대변인 합의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러시아가 합의를 책임지고 이행하도록 파트너들과 협력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 군인들이 흑해 즈메이니섬(뱀섬)에 자국기를 게양하고 있는 모습.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지난 7월 7일(이하 현지시간) 공개한 날짜 미상의 사진. [사진=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