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7조' 소상공인 보증대출 만기연장 종료… 신보중앙회 "리스크 폭탄 막아라"

2022-07-19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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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중앙회, 보증 리스크 관리 강화한다… 3개 기업군 분류해 지원

새출발기금 사업 수행 예정… "지역신보 기금 상당 부분 포함될 듯"

"금융기관 출연요율 낮아 지원 한계… 보완장치 마련되길"

이상훈 신용보증재단중앙회 회장 [사진=신보중앙회]



소상공인 대출 만기 연장 및 이자 상환유예 조치가 오는 9월 말 종료를 앞둔 가운데, 소상공인 전문 보증기관인 신용보증재단중앙회가 보증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신보중앙회가 지역신용보증재단(지역신보)을 통해 만기 연장한 보증 총액은 26조7000억원으로, 대출 만기가 도래하면 소상공인들의 경영 어려움이 심화될 것이란 판단에서다. 
  
다만 신보중앙회는 지역신보에 대한 금융사들의 법정 출연요율이 낮아 소상공인 지원에 한계가 있다며 출연요율 상향 등을 통한 지역신보의 기본 재산 확충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코로나19 이후 보증 규모 2배 증가··· 대부분 소상공인 지원
 
신보중앙회와 지역신보는 19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하반기 지역신용보증현황과 과제를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이상훈 신보중앙회장과 주철수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변정섭 광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등이 참석했다.  

신보중앙회는 전국 17개 지역신보를 통해 소기업‧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 지원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소기업‧소상공인의 경영 여건이 팍팍해지면서 지역신보의 보증 잔액은 급격히 증가했다. 지난 6월 기준 지역신보 보증 규모는 45조5000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23조원에 비해 2배가량 늘었다. 이중 소상공인 지원 비율은 96.1%(41조4000억원)에 달한다.
 
지역신보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코로나19 피해 소상공인 지원 특례보증(8조6000억원) △소상공인‧자영업자 특별 금융지원 협약보증(6조8000억원) 등 다양한 특례보증을 지원해 왔다. 현재도 △희망플러스 특례 △중저신용 특례 △브릿지보증 등을 운영 중이다.
 
신보중앙회는 올해도 소상공인 경영난 해소 및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보증 규모 확대 기조를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보증 규모는 49조400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6조3000억원 늘었다. 
 

신보중앙회 보증 실적 [사진=신보중앙회]

 
대출 만기 연장 종료 대응책 모색··· 3개 기업군 맞춤형 지원
 
다만 보증 규모가 많은 만큼 대출 만기 연장 및 상환유예 조치 종료 시 소상공인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신보 만기연장 총액 26조7000억원 중 하반기 만기 도래 예정액은 4조1000억원이다. 이중 1조9000억원이 당장 오는 9월에 만기를 앞두고 있다.
 
차주가 빚을 갚지 못해 보증기관이 대신 갚아주는 비율인 대위변제율(손실률)은 1.0%지만, 신보중앙회는 만기연장 조치가 종료되는 9월 이후 대위변제율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신보중앙회는 신용위험 변화, 대위변제율 등 변동 추이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대응 방향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상환 여력에 따라 3개 기업군으로 분류해 지원을 달리할 계획이다. 정상 기업의 경우 적극적으로 보증을 공급하고, 회생 가능한 기업의 경우 원리금 상환 유예를 실시한다. 회생 불능하다고 판단되는 기업의 경우 채무 조정 등 재기 지원에 나선다.
 
이 회장은 “일시적으로 애로를 겪는 기업, 폐업을 하더라도 정상적으로 이자를 상환하고 있는 기업 등은 회생 가능 기업으로 정의한다”며 “이런 기업군에 대해서는 원리금 상환 유예 등을 통해 계속해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장기 연체 기업은 회생 불능 기업으로 분류한다”며 “회생 불능 기업군에 대해선 금융위원회가 추진하는 ‘새출발기금(정부가 직접 부실 채권을 매입하는 채무조정 방안)’을 통해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부연했다.
 

(왼쪽부터)변정섭 광주신용보증재단 이사장, 이상훈 신보용보증재단중앙회 회장, 주철수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신보중앙회]

 
“보증 규모 대비 출연금 적어··· 출연요율 높여야”
 
금융위는 총 30조원 규모의 새출발기금을 조성해 소상공인 대상 채무조정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빚을 갚지 못할 정도로 사정이 어려운 소상공인의 대출을 금융사로부터 넘겨 받아 원금 감면, 장기‧분할 상환 전환 등을 지원하는 방식으로, 원금 감면 폭은 60~90%다.
 
현재 전 금융권에서 새출발기금 운영 방식 등을 설계 중이며, 신보중앙회와 지역신보도 이 과정에 참여하고 있다. 다만 새출발기금 사업 관련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지역신보의 기본 재산을 늘려야 한다는 게 신보중앙회 측의 입장이다.
 
금융기관 법정출연제도에 따라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은 대출금 중 기업대출(운전자금)의 성격을 갖는 대출금 등의 일정비율(출연요율) 만큼을 매월 보증기관에 출연해야 한다. 지역신보에 대한 금융사의 법정 출연요율은 0.04%로 신용보증기금(신보)과 기술보증기금(기보) 등 다른 보증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이 회장은 “국내 신용보증기관의 보증 규모는 신보가 약 60조~65조원, 지역신보가 45조원, 기보가 30조원 정도”라며 “하지만 출연 금액으로 보면 신보가 60%, 기보가 30%, 지역신보가 10%를 가져가는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 회장은 “보증 규모는 지역신보가 두 번째로 많지만 금융기관 출연요율은 기보보다 낮다”며 “기준을 합리적으로 만들어 지역신보 출연요율을 상향시키면 좋겠다. 정부에도 이 같은 내용을 건의 중”이라고 강조했다.
 
변 이사장은 “지역신보는 법적으로 정부 직접 출연이 불가능하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새출발기금도 마찬가지”라며 “지역신보가 정부와 협력해서 새출발기금 등 관련 업무를 추진할 수 있도록 보완적인 장치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주 이사장도 “지역신보는 신용등급이 낮은 분들을 대상으로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저희 기금의 상당 부분이 새출발기금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며 “지역신보의 출연금 상향 논의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특례보증 개선 및 신설··· 비대면 시스템 도입해 편의 제고
 
신보중앙회는 보증리스크 관리 외에도 △주요 특례보증 제도 개선 및 재창업 특례보증 신설 △비대면 보증시스템 확대 △보증데이터 활용 제고 등을 하반기 중점 과제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희망플러스 특례보증 지원대상 비교 [표=신보중앙회]


 
희망플러스 특례보증의 경우 지난 18일부로 대상 및 한도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방역지원금 수급기업에 대해 특례보증을 지원했으나, 손실보전금 수급기업을 지원 대상에 추가했다. 이와 함께 운전자금 보증(대출) 한도도 1000만원에서 2000만원으로 상향했다.
 
지난 1일자로는 중‧저신용 특례보증과 브릿지보증 대상도 확대했다. 중‧저신용 특례보증의 경우 ‘방역지원금 수급 요건’을 삭제해 중‧저신용 소기업‧소상공인 전체로 범위를 넓혔다. 브릿지보증은 ‘폐업한 사업자로서 보증만기가 6개월 이내’라는 기한 요건을 삭제해 보증만기와 관계없이 폐업한 소상공인 전체를 대상으로 지원을 실시한다.
 
이달 말에는 재창업 특례보증을 신설한다.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통해 편성된 예산 800억원을 바탕으로 폐업한 소기업‧소상공인 대상 1조원 규모의 신규 특례보증을 시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코로나19 기간에 폐업한 이력이 있는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재창업을 돕기 위해 재창업 특례보증을 신설했다”며 “코로나19로 폐업이 증가한 데다 오는 9월 대출 만기연장이 종료되면 폐업자가 가시화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비대면 보증시스템도 확대한다. 내년 3월까지 지역신보 자체 앱을 구축해 온라인 증명서 발급 등 부가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역신보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 150만개 중 분석 가능한 대상을 찾아 통계 개발에도 나선다. 하반기 중에는 정부가 제공하는 ‘공공마이데이터’를 도입해 보증 서류에 기재된 주요 정보의 전산 입력을 자동화할 방침이다.
 
이 회장은 “소상공인 생존을 위해 신보중앙회와 지역신보가 보증을 확대하고 있다”며 “맞춤형 보증상품을 개발하고 제도를 개선해 선제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는 등 책무를 다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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