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물가 쇼크] 각국 인플레이션 방어 안간힘…싱가포르·필리핀 '깜짝 금리인상'

2022-07-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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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소비자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각국이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 가파른 물가상승이 국민들을 심하게 압박하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을 비롯해 유럽 일부 국가에서는 인플레이션 고통을 경감해줄 수 있는 여러 가지 대책을 내놓고 있다. 대중교통 비용 감면 등이 대표적이다. 동시에 신흥국 중앙은행들은 깜짝 금리인상에 나서면서 인플레이션 억제와 외화유출 방어에 나섰다. 

13일 (이하 현지시간) 독일 연방 통계청은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확정치가 전월 대비 0.1%, 전년 대비 7.6% 올랐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와 비슷한 수준이다. 앞서 독일 정부는 가파른 물가상승 흐름을 막기 위해 일종의 물가 개입 정책을 내놓았다. 6월 1일부터 월 9유로(약 1만 1850원) 수준의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권 판매 등 대책을 내놓았다. 6월 독일 소비자물가가 5월보다 다소 낮아진 것은 정부의 이런 적극적인 개입 정책의 효과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물가가 빠르게 올라가면서 인플레이션 방어를 위한 적극적인 개입 정책을 내놓은 국가들은 점차 늘고 있다. 스페인 13일 국영 대중교통 요금을 절반 인하하고 동시에 무료 열차 대책을 발표했다. 스페인에서는 공공열차 네트워크인 렌페가 운영하는 열차 편은 9월부터 무료로 운영된다. 스페인 공영방송인 TVE는 "이번 조치는 1회권이나 장거리 여행권은 포함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스페인 교통부는 "이번 조치는 에너지와 연료 가격이 꾸준히 상승하는 비상상황에서 지속가능한 통근을 보장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고, 편안하고, 경제적인 대중교통을 최대한 이용하도록 장려하기 위한 정책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정책은 스페인 정부가 국영으로 운영하는 대중교통 요금을 50% 인하하기로 약속한 직후 발표됐다. 지난 2021년에는 오스트리아는 국민들의 대중교통 이용을 장려하기 위해 국내의 모든 대중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는 '기후이용권'을 도입하기도 했다. 기후이용권은 연간 1095유로(약 144만원)이다.

14일에는 개발도상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응해 긴축 정책 추진에 나섰다.

싱가포르와 필리핀 중앙은행들은 이날 깜짝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다. 필리핀 중앙은행인 BSP(Bangko Sentral ng Pilipinas)는 이날 기준금리를 0.75%포인트(p) 인상했다. 이번 금리인상은 지난 5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0.25%포인트 금리를 연속 인상한 데 이어 또 이뤄진 금리인상이다. 8월 18일로 예정된 BSP의 정기 정책 회의를 앞두고 선제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펠리페 메달라 BSP 총재는 "통화정책이 정상화하는 가운데, 물가상승이 지속된다는 징후가 나타나면서 추가 긴축이 필요하다는 점을 인식했다"면서 "중앙은행은 추가 조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기준금리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중기적으로 목표하는 수준으로 유도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다"라고 지적했다. OAND의 제프리 핼리 아시아 태평양 지역 수석 시장 분석가는 "BSP가 아시아에서 가장 비둘기파적인 중앙은행이었다는 것을 감안해 보면 이번 조치는 이례적인 것을 넘어서 파격적인 조치다"라고 지적했다. 필리핀의 물가상승률은 6월에 거의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으며 올해 목표치인 2~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싱가포르 중앙은행도 예정에 없던 긴축 정책을 발표했다. 9개월 만에 네 번째 긴축이다. 필리핀과 싱가포르 당국의 이런 움직임은 한국과 뉴질랜드의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한 지 하루 만에 나왔다. 싱가포르 중앙은행은 올해 근원인플레이션이 당초 전망했던 2.5~3.5%에서 3~4%로 높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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