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 외부결제 링크 빠졌다…법보다 가까운 구글 정책

[사진=최은정 기자]

카카오가 외부(웹)결제 아웃링크를 삭제하고 앱 매출에 30% 수수료를 부과하는 구글 인앱결제 정책을 수용한 안드로이드용 카카오톡 앱 새 버전을 내놨다. 카카오톡 이용자에게 구글플레이를 통해 최신 버전 업데이트를 제공할 수 없는 제약을 해소하기 위해 내린 결정이다.

앞서 카카오는 유료 디지털 콘텐츠인 이모티콘을 판매할 때 수수료가 부과되는 구글플레이 인앱결제를 우회함으로써 판매 가격을 더 저렴하게 책정할 수 있었다. 하지만 구글플레이 앱 업데이트 심사를 거부당하자 더 이상 기존 사용자들에게 새 버전을 제공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13일 현재 구글 앱 장터인 구글플레이에 카카오톡 9.8.7 버전이 올라왔다. 카카오 측은 구글플레이에 이 버전에 적용된 변경 사항이 '버그 수정 및 안정성 개선'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는 구글 정책에 따라 '이모티콘 플러스' 구독 결제용 아웃링크를 삭제한 게 이 버전의 주요 변화다.

카카오 관계자는 결제 아웃링크 삭제에 대해 "이용자 편의를 최우선으로 고려해 내린 결정"이라면서 "다양한 결제 옵션을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아웃링크 유지시) 최신 버전 업데이트 불가 등으로 인한 불편함을 장기화할 수 없어 아웃링크를 삭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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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본사는 지난 4월 1일부터 이용자에게 외부 결제용 아웃링크를 보여 주는 앱을 제재하는 글로벌 앱 장터 운영 정책을 본격적으로 시행했다. 카카오가 이 정책에 반대해 앱 안에서 웹 결제 기능을 실행하는 아웃링크를 제공하자 구글은 앱 업데이트 심사를 거부하는 불이익을 줬다.

카카오는 기존 최신 앱인 카카오톡 9.8.6 버전을 구글플레이에서 이용자들에게 배포하지 못했다. 카카오는 이달 1일 자체 웹사이트에서 안드로이드용 카카오톡 9.8.6 버전 앱(APK) 파일을 내려받을 수 있게 했지만 이 방식으로 설치된 카카오톡은 인앱결제를 지원하지 못했다.

이에 카카오는 구글플레이 앱 업데이트 승인을 거부당한 사유였던 안드로이드용 카카오톡 앱 내 웹결제 아웃링크를 삭제한 카카오톡 9.8.7 버전 앱 업데이트 승인을 요청했다. 일반적인 앱 업데이트 버전 심사 기간을 감안하면 이 앱 승인 절차는 이례적으로 빠르게 처리됐다.

이는 방통위가 지난 7일 양사 관계자를 불러 면담을 진행한 결과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카카오 측이 "이용자 편의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아웃링크 삭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방통위는 "아웃링크를 이유로 업데이트 심사를 거부하면 현행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구글에 통보했다.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앱 장터 운영사가 개발사에 인앱결제 적용을 강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방통위는 이 법을 근거로 구글이 아웃링크 제공 앱 승인 거부, 자사 인앱결제 등 특정 결제방식 유도, 앱 심사 지연 등 위법 행위를 저지르고 있는지 실태점검을 벌여 왔다.

방통위는 구글이 글로벌 정책을 한국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나타난 이번 사례에 위법 소지가 있다고 판단해 실태점검을 마무리하고 사실조사로 전환할 계획이다. 사실조사에서 구체적인 위법 행위를 확인하면 구글에 과징금, 시정명령, 개선권고 등 처분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