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를 앞두고 기업 실적 둔화, 경기침체 우려로 위험자산 회피 심리가 높아진 탓이다.
CPI·기업실적둔화·경기침체 우려…위험자산 회피
12일(미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92.51포인트(0.62%) 하락한 3만981.33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35.63포인트(0.92%) 떨어진 3818.80으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전장보다 107.87포인트(0.95%) 밀린 1만1264.73으로 장을 마감했다.
투자자들은 이날부터 시작된 기업들의 실적 발표와 경기침체 우려, 빠른 시일 내에 나올 CPI 등을 주목했다. 주요 기업 중 가장 먼저 실적을 발표한 펩시는 2분기 시장의 예상치를 웃도는 매출과 순익을 발표했다. 펩시는 연간 매출 전망치도 상향했다. 델타항공과 JP모건 체이스는 이번 주에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그 뒤로는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씨티그룹 등이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
기업들이 금리 인상·대규모 인플레이션 가능성과 싸우는 가운데 시장은 윌가가 경기침체 가능성을 논의하면서 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그러나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은 주식시장의 영향력이 생각보다 적을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도 있다. 독립 자문 연합체의(Independent Advisor Alliance)의 CIO(최고 정보 책임자)인 크리스 자카레리는 기업들이 3분기 실적을 발표할 때까지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이날 주식시장에서는 항공주와 크루즈주가 강세를 보여 눈에 띄었다. 아메리칸항공이 2분기 매출이 코로나 유행 이전인 2019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 뒤 주가가 10% 가까이 상승했다. △유나이티드항공(8.09%) △델타항공(6.15%) △사우스웨스트항공(4.64%) 등도 일제히 올랐다.
크루즈주는 최근 코로나 재유행에 따라 부진하지만 이날은 상승세를 보였다. 노르웨이지안과 카니발은 각각 5.8%와 7.5% 상승했다. 보잉 주가도 7.4% 상승했다.
반면 기술주와 에너지주는 대체로 하락세를 보였다. 세일스포스와 마이크로스프트는 4% 이상 하락했다. 넷플릭스와 알파벳은 1% 이상 하락했고 아마존은 2% 이상 하락했다. 일론 머스크가 인수 파기 선언을 한 뒤 큰 폭으로 하락한 트위터는 4.3% 상승했다. 에너지주인 할리버튼과 데본에너지는 2% 이상 떨어졌다.
트러이스트 은행지주사의 케이스 러너 애널리스트는 "성장이 둔화되고 세계의 중앙은행들은 긴축 정책을 펼치고 있다. 시장이 이 부분을 크게 고려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 재확산·경기침체 가능성…유가 급락
이날 국제 유가는 코로나바이러스 재확산과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침체 가능성으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배럴당 8.45 달러(8.12%) 하락한 95.64 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9월물은 7.86달러(7.34%) 떨어진 99.24 달러에 거래됐다.
금융정보업체 다우존스 마켓 데이터에 따르면 이는 지난 4월 11일 이후 최저 가격이다. 3월 고점과 비교하면 브렌트유는 29%, WTI는 27% 하락했다.
유가 급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하위 변이의 확산과 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반영됐다. BOK금융의 데니스 키슬러 거래 담당 수석 부사장은 "중국에서 코로나19가 재부상하고 소비자 심리가 여전히 침체된 가운데 방어적인 모습이 계속되면서 유가가 극심한 하락 압박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