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은號 양손잡이 경영] LS그룹, 전기차 사업서 '퀀텀 점프' 이뤄낼까

2022-07-13 07:00
  • 글자크기 설정

최근 전기차 관련 사업서 '광폭행보'

LS이링크 연착륙 여부에 시장 관심 집중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올해 초 취임 이후 주력 사업과 신사업의 시너지(동반 상승)를 극대화한다는 ‘양손잡이 경영’을 내세우며 전기차(EV)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취임 이후 지난 4월 전기차 충전 사업을 영위할 LS이링크를 신설하고, 5월에는 LS EV코리아의 전기차 부품 전용 공장 준공식에 참여하는 등 구체적인 행보도 보였다.

재계에서는 그간 LS그룹 내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전기차 관련 사업이 본궤도에 오른다면 전선 등 기존의 주력 사업과 어우러지며 ‘퀀텀 점프’를 이뤄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자은 LS그룹 회장이 지난 5월 경기 군포시에서 개최된 LS EV코리아 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LS그룹]

계열사 곳곳 산재한 전기차 부품 사업, 존재감 ‘미미’
12일 재계에 따르면 LS그룹은 LS EV코리아, LS EV폴란드, LS이모빌리티솔루션, LS이링크 등 계열사 곳곳에서 전기차 부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사실 최근까지 그룹 내에서 전기차 부품 사업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2017년 설립된 LS EV코리아의 경우 지난해 2847억원의 매출과 113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36.2%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17.0% 감소했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 4월 LS일렉트릭에서 EV릴레이 사업부문을 분할해 독립했고 LS이링크 역시 같은 달 새로 설립됐다.

신규법인인 LS이모빌리티솔루션의 매출 규모는 알 수 없지만 LS일렉트릭은 기업을 분할하기 전까지 자동차 전장 사업을 통해 431억원(2019년), 506억원(2020년), 584억원(2021년) 규모의 매출을 올렸다.

LS EV코리아와 LS일렉트릭 내 전장 사업 모두 꾸준한 양적 성장을 보이고는 있지만 주력 계열사인 LS전선과 LS일렉트릭이 수조원대 연매출을 기록하고 있는 것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미미한 게 사실이다.
 
LS의 전기차 사업 ‘광폭 행보’...신설 LS이링크, 충전시장에 파장
LS그룹 내에서 자동차 부품 사업이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나 최근 사업의 규모가 차츰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대목이다.

LS이모빌리티솔루션은 지난 7일 멕시코 두랑고주와 전기차 부품 공장 설립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2023년까지 생산기지를 구축해 EV릴레이, BDU(Battery Disconnect Unit) 등 전기차 핵심 부품 양산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EV릴레이 900만대, BDU 200만대 등의 생산 역량을 확보, 북미 시장에서 연간 약 700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두겠다는 복안이다.

LS전선은 국내 최초로 800V 고전압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전기차용 권선 양산에 성공해 지난해부터 현대차 아이오닉5, 기아 EV6에 공급하고 있다. LS EV코리아도 고전압 커넥터, 배터리 부품, 와이어링 하네스, 충전용 하네스를 생산하는 등 LS그룹은 전기차 충전기로부터 전기를 받아 곳곳으로 공급하는 주요 부품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강화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LS그룹의 지주회사인 ㈜LS와 LPG(액화석유가스) 충전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 E1이 합작해 설립한 LS이링크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LS그룹은 지난 4월 전기차 충전사업 진출을 본격적으로 선언하며 LS이링크를 설립했다. 전기·전력 분야의 기술력과 충전소 운영 노하우를 통해 전기차 충전 시장을 빠르게 장악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LS이링크 초대 대표이사에 충전사업, 영업 관리에 대한 경험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 E1 출신 김대근 이사를 선임한 것도 회사가 충전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데 초기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을 가능하게 한다.

업계에서는 LS그룹의 의도대로 LS이링크가 전기차 부품사업, 충전소 네트워크 등 그룹의 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다면 전기차 충전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LS이링크, ‘시장 원칙 기반 전력시장 구축 대비한 큰 그림’ 분석도
일각에서는 LS그룹이 LS이링크 설립을 통해 전력 소매시장 개방에 대비하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재 전력 소매시장은 한국전력공사가 독점하고 있는 구조다. 전력업계에서는 전기의 공공성을 고려해 현행 제도를 유지해야 한다는 주장과 소비자 편익 증진을 위해 소매시장에 경쟁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오랜 시간 대립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20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5월 발표한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통해 전력시장·요금 및 규제 거버넌스의 독립성·전문성을 강화하고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 자동차·전력 등 관련 업계를 중심으로 전기차 배터리를 활용해 친환경 에너지 비중을 늘리면서도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이 가능해진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전기차와 전력망을 서로 연결하는 V2G(Vehicle to Grid) 기술을 활용해 전력 수요가 많은 시간대에 전기차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를 활용해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경우 수 많은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에너지저장장치(ESS) 역할을 할 수 있어 재생에너지의 약점인 공급 간헐성을 보완할 수 있다.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 그리고 V2G 기술이 현실화한다면 LS그룹이 전기와 전력망에 대한 깊은 이해도, 전기차 부품·충전과 스마트그리드 등 관련 사업의 시너지를 활용해 전력 소매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낼 수 있다는 분석이다.

전력 업계 관계자는 “V2G를 통해 전기차의 전력을 끌어 쓴다면 차주에 대한 보상 체계도 논의돼야 할 것”이라며 “전력시장에 경쟁이 도입되면 개념적으로 이러한 보상 체계와 가정·산업용 전기요금, 전기차 충전요금을 서로 연동한 요금제를 제공하는 게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