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레이션 공포로 급락장이 연출 중인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상장지수펀드(ETF) 순자산은 오히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ETF의 선방이 그 이유며 1위인 삼성자산운용과 격차 또한 빠르게 좁혀나가고 있어 1위 자리를 놓고 두 회사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를 보면 하락장이 본격화한 이달 초 이후 24일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미래에셋운용)의 ETF 순자산은 지난달 말 대비 3163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순자산이 플러스를 기록한 운용사는 ETF를 운용 중인 21개사 중 미래에셋운용을 포함해 케이비운용(795억원), 교보악사(60억원), 브이아이자산(11억원) 등 4개에 불과하다.
미래에셋운용 순자산이 플러스를 기록한 배경은 해외지수ETF의 순자산 증가 때문이다.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시장이 큰 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시장지수를 추종하는 ETF에서 순자산이 5865억원 줄었고, 미래에셋자산운용도 1574억원 빠졌다. 하지만 해외 지수 ETF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4903억원 늘었고, 삼성자산운용은 478억원 감소하며 격차를 보였다.
이는 운용사의 ETF 전략 차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최초로 ETF 상품을 내놓은 삼성자산운용은 국내 지수를 추종하는 ETF 상품 비중이 크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은 해외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차별화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글로벌 증시 대비 하락 폭이 컸다는 점에서 이는 고스란히 두 회사 간 희비로 이어졌다.
임종욱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마케팅부문 팀장은 “최근 1개월 순자산이 증가한 가장 큰 요인은 TIGER차이나전기차의 반등과 이에 따른 자금 유입”이라며 “상하이 지역 록다운 해제와 전기차 밸류체인 정상화를 통해 성과가 개선되며 TIGER ETF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금리 상승에 따른 단기채권형 ETF들의 규모 증가도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자산운용업계 화두는 상품 다양화다. 이를 위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은 해외시장 공략을 위해 해외 ETF운용사를 잇달아 인수하며 투자 영역 확대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4월 1일 앰플리파이(Amplify) 지분 20%를 사들이는 투자를 단행하며 글로벌 ETF 사업 역량 강화에 나선 바 있다.
특히 미래에셋운용과 해외 자회사인 글로벌엑스(Global X)는 최근 호주 ETF 운용사인 ‘ETF 시큐리티스’를 인수하며 성장성이 높은 호주 ETF 시장에서 비즈니스를 강화하고 있다.
미래에셋운용은 2011년 국내 운용사 최초로 홍콩 거래소에 ETF를 상장하고 같은 해 캐나다 ‘호라이즌스 ETFs’를 인수한 바 있다. 특히 2018년에는 미국 ETF 운용사 ‘글로벌엑스’를 인수하면서 5월 말 기준 전 세계 10개 지역에서 429개 종목, 104조원 규모로 ETF를 운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