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 발달로 빠르게 변화하는 것 중 하나가 '언어'다. 언어는 세대 간을 비롯해 매체와 독자, TV와 시청자 등 각계각층 간 소통에 다리 역할을 한다. 하지만 문제는 '언어 파괴'다. 신조어가 넘쳐나고, 외국어 남용 또한 눈에 띈다. 심지어는 정부나 기관, 언론도 언어문화를 파괴하는 온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신조어와 줄임말, 외국어 등을 사용하면 언어가 새롭고 간결해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상호 이해를 돕진 못한다. 자칫 소통을 방해할 수도 있다. '쉬운 우리말 쓰기'가 필요한 이유다. 쉬운 우리말을 쓰면 단어와 문장은 길어질 수 있지만 아이부터 노인까지 더 쉽게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는 국민 언어생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공공기관 보도자료와 신문·방송·인터넷에 게재되는 기사 등을 대상으로 어려운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주변에 만연한 외국어와 비속어, 신조어 등 '언어 파괴 현상'을 진단하고, 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장기 연재하기로 한다.
신조어와 줄임말, 외국어 등을 사용하면 언어가 새롭고 간결해질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상호 이해를 돕진 못한다. 자칫 소통을 방해할 수도 있다. '쉬운 우리말 쓰기'가 필요한 이유다. 쉬운 우리말을 쓰면 단어와 문장은 길어질 수 있지만 아이부터 노인까지 더 쉽게 이해하고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사)국어문화원연합회는 국민 언어생활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공공기관 보도자료와 신문·방송·인터넷에 게재되는 기사 등을 대상으로 어려운 외국어를 쉬운 우리말로 대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에 본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우리 주변에 만연한 외국어와 비속어, 신조어 등 '언어 파괴 현상'을 진단하고, 이를 쉬운 우리말로 바꾸기 위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장기 연재하기로 한다.
지난 21일 진행된 2022년 제19차 방송심의 소위원회 정기회의에서는 '존버'라는 말을 두고 설왕설래가 벌어졌다. 4월 27일 방송된 JTBC '톡파원 25시'에서 '존버'라는 비속어가 자막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방송 직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존버'라는 비속어를 자막으로 방송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민원 취지를 고려한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 제3항으로,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비속어, 은어, 저속한 조어, 욕설 등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 다만 프로그램 특성이나 내용 전개 또는 구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내용이다.
문제가 된 방송 '톡파원'은 해외 현지인, 교민, 유학생 등이 제공한 영상과 화상 연결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생활 모습들을 살펴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은 네덜란드 현지 유학생이 출연자들에게 튤립 축제를 소개하며 '튤립 버블 경제 현상'에 관해 대화를 나눴고 "결국 승리하지 못한 튤립 존버"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해당 자막을 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은 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정민영 위원은 "방송에서 신조어를 다루는 것에 대해 적극 심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에 가깝다"며 "'존버'는 어원이 비속어에 연원을 두고 있다고 해도 이미 많은 사람이 많이 쓰고 있는 말이다. 잠깐 자막에 나왔다고 해서 '바른 언어생활을 해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비속어 표현을 방송했다'는 건 과잉 제재 같다"고 말했다.
황성욱 위원은 "'존버'의 '존'이 너무 심한 비속어"라고 지적했고 윤성옥 위원은 "그냥 비속어가 아니라 욕설을 의미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욕설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방송에서 허용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우석 위원도 "'존버'는 비속어가 맞다. 우리가 많이 쓴다고 해서 비속어를 허용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다만 출연자가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하면 '갑자기'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자막은 미리 준비한 것 아닌가. 이 부분은 '문제없음'으로 보기 힘들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광복 위원장은 "'존버'는 비속어처럼 취급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존버'를 알고 있지만 '문제없다'고 한다면 방송에서 '이 정도는 할 수 있구나'라고 오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조금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날 '존버' 자막에 관한 안건은 '의견 제시' 3인, '권고' 1인, '문제없음' 1인으로 '의견 제시'로 의결됐다.
방송 직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는 "'존버'라는 비속어를 자막으로 방송한 것은 부적절하다"는 민원이 제기됐다. 민원 취지를 고려한 적용 조항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 제3항으로, "바른 언어생활을 해치는 억양, 어조, 비속어, 은어, 저속한 조어, 욕설 등을 사용하여서는 안 된다. 다만 프로그램 특성이나 내용 전개 또는 구성상 불가피한 경우에는 예외로 한다"는 내용이다.
문제가 된 방송 '톡파원'은 해외 현지인, 교민, 유학생 등이 제공한 영상과 화상 연결을 통해 세계 각국의 다양한 문화와 생활 모습들을 살펴보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이날은 네덜란드 현지 유학생이 출연자들에게 튤립 축제를 소개하며 '튤립 버블 경제 현상'에 관해 대화를 나눴고 "결국 승리하지 못한 튤립 존버"라는 자막을 사용했다.
해당 자막을 두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위원들은 각각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정민영 위원은 "방송에서 신조어를 다루는 것에 대해 적극 심의하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생각에 가깝다"며 "'존버'는 어원이 비속어에 연원을 두고 있다고 해도 이미 많은 사람이 많이 쓰고 있는 말이다. 잠깐 자막에 나왔다고 해서 '바른 언어생활을 해칠 우려가 있는 부적절한 비속어 표현을 방송했다'는 건 과잉 제재 같다"고 말했다.
황성욱 위원은 "'존버'의 '존'이 너무 심한 비속어"라고 지적했고 윤성옥 위원은 "그냥 비속어가 아니라 욕설을 의미하고 우리가 일반적으로 욕설을 많이 사용한다고 해서 그것이 방송에서 허용된다고 보기도 어려운 것 같다"고 반박했다.
김우석 위원도 "'존버'는 비속어가 맞다. 우리가 많이 쓴다고 해서 비속어를 허용할 것인지는 다른 문제다. 다만 출연자가 (비속어를 사용)했다고 하면 '갑자기'라고 볼 수 있겠지만 자막은 미리 준비한 것 아닌가. 이 부분은 '문제없음'으로 보기 힘들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광복 위원장은 "'존버'는 비속어처럼 취급되고 있다. 많은 사람이 '존버'를 알고 있지만 '문제없다'고 한다면 방송에서 '이 정도는 할 수 있구나'라고 오해할 수 있다. 이에 대해서는 우리가 조금 보수적인 태도가 필요한 것 같다"고 거들었다.
이날 '존버' 자막에 관한 안건은 '의견 제시' 3인, '권고' 1인, '문제없음' 1인으로 '의견 제시'로 의결됐다.
TV 드라마·예능프로그램이 유행어와 비속어를 남발해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안건에 오르는 건 흔한 일이다. 지난해 12월 14일 진행된 제27차 방송심의 소위원회 정기회의에서는 TV조선 '와카남', JTBC '아는 형님' '나만 믿고 따라와', tvNSHOW '놀라운 토요일 도레미 마켓', tvNSHOW '식스센스 대환장 케미모음ZIP', NQQ '고생 끝에 밥이 온다' 등이 신조어·비속어 등 자막 표기로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51조(방송언어) 3항을 적용받아 심의에 올랐다. 특히 '아는 형님'은 4기 위원회에서 동일 조항 위반으로 '권고' 2건, '나만 믿고 따라와 도시 어부'는 '권고' 4건 등 제재를 받은 이력이 있다.
황성욱 위원은 "예능에서 언어 유희는 어느 정도 허용해야 한다. 그러나 욕설과 관련된 언어 유희는 용납해서는 안 된다. 이에 관한 기준은 명확히 잡을 수 있다고 보고 욕설 관련 부분은 방심위에서 지적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광복 위원장은 "연예 오락프로그램이라는 걸 고려해 지나친 욕설만 아니라면 사람들에게 재미를 추구하는 측면에서 한계를 다른 방송과 달리 두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데 갈수록 방송사들의 말장난, 신조어 남발 같은 현상이 점점 더 심해지고 있는 것 같다. 또 한글이 세계에서 인정받고 있는데 이런 걸 로마자 알파벳과 더해 글자를 새로 만든다거나 하는 건 너무 심하지 않나 싶다. K-팝 등으로 한류 바람을 타고 외국에서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도 늘어나는데 이러한 상황 속에서 한글을 아끼고 잘 다듬어야 할 우리가 스스로 파괴하는 행동에는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방송사에서 (비속어·신조어 남발을) 자제해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예능 프로그램 제작진이 심한 비하 표현이 아니라면 우리에게도 여지를 줘야 하지 않겠느냐고 주장하고 있고 시청자도 이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핵인싸' '헬조선' '1도 없다' 정도로 모두가 알고 있는 신조어가 아니라면 조금 곤란해진다. 제작진이 말을 만들어내고 이를 유행시키는 데 쾌락을 느끼는 게 아닐까 의심이 들 정도다. 일부 채널은 4기 때 '권고'를 여러 차례 받았는데 전혀 나아진 것 같지 않다. 방심위 5기가 출범했는데도 여전히 심의 대상으로 올라오고 있지 않나. 같은 상황이 거듭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측 우려대로 TV 속 신조어·비속어 남발은 실제 시청자에게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세종시에 거주 중인 초등학생 홍나희양(9)은 "TV를 즐겨 본다. 예능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데 자막이 많이 나와서 부모님께 여쭤보기도 한다. 이해가 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다. 부모님께서 (자막의 뜻을) 말해주지 않으면 '아, 나쁜 말인가 보다' 생각하기도 한다. 학교에서는 친구들이 TV에서 보거나 들은 말을 자주 쓴다. 유행어와 줄임말 같은 걸 자주 한다"고 말했다.
홍양 어머니 최설희씨(33)는 "함께 TV를 볼 때면 무분별한 유행어와 비속어 남발에 놀랄 때가 많다. 아이가 비속어의 의미를 물어볼 때도 있었다. 아이에게 '저런 말은 쓰면 안 된다'고 하지만 'TV에서 나오는데도 쓰면 안 되느냐'고 하니 당혹스럽더라. 아이들도 TV에 비속어가 나오면 나쁘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어른들 앞에서는 쓰지 않지만 놀이터에서 아이들끼리 모여 있으면 쓰는 모양이더라. 부모로서 TV 시청을 걱정하지 않을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최근 몇 년 사이 정체불명 신조어, 저속한 표현, 불필요한 외국어 혼용, 비속어 등을 남발해 방송통신위원회 심의에 오른 프로그램이 눈에 띄게 늘었다. 남녀노소가 즐겨 보는 TV 드라마·예능프로그램이니 '재미있게' 만들고자 한다지만 모두가 즐길 수 없다면 무슨 소용일까? 무분별한 신조어·비속어로 시청자들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 모양이다. TV의 파급력은 생각보다 크다. 신조어·비속어를 남발하지 않더라도 훌륭한 TV 드라마·방송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본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무분별한 신조어·비속어 사용은 지양해야 하지 않을까.
예능이라는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모든 프로그램에서 욕설, 신조어, 줄임말 등은 사용하면 안된다고 생각한다. 특히 아이들과 함께 시청할 수 있는 프로그램은 더 중요하다. 잘 못 하면 아이들이 그 말을 배우게 되고 인지하게 되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프로그램을 통한 부정적인 언어 인지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정적인 언어는 사용해서 널리 알릴 필요 또한 없기 때문이다.
제 3항 에는 필요한 상황에는 부정적인 언어를 사용해도 된다고 나타나있지만 최대한 쓰지 않는 것이 목표여야 한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