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기간 외면받아 온 원자력 에너지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2050년까지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를 달성하기 위한 보조 수단이자, 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원자력 에너지가 부상하는 모습이다. 미국과 프랑스 등은 원자력 에너지를 되살리기 위해 박차를 가했다. 그러나 신규 원전 건설이 난항을 겪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원전 기피로 인해 관련 전문 기술을 보유한 인력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서방이 원자력발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서방이 원자력발전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러시아-우크라 전쟁에 원자력 에너지 귀환
1979년 펜실베니아주 스리마일 아일랜드 원전 사고,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등을 겪은 유럽 등 서방은 신규 원자로 건설을 중단했다. 이후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발생한 뒤 반원전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미국은 관련 규제를 강화했고, 독일은 2022년 안으로 모든 원자로를 폐쇄하기로 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꼽는다.
무엇보다 원자력 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로 재평가된 점이 변화를 이끌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이른바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이 현재의 두 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폴란드, 체코,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은 새로운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미 나라 전체 전력의 70% 이상을 원전에서 얻고 있는 프랑스는 최대 14기에 달하는 신규 원자로 및 기타 소형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지난해 첨단 원전 개발을 위한 비용으로 32억 달러를 승인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설립한 테라파워는 차세대 원자로의 한 유형인 소듐냉각고속로(SFR) 설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테라파워는 첨단 원자로는 건설이 쉽고 간편할 뿐만 아니라 비용이 적게 든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관련 기업들은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소형모듈원자로는 크기가 작아서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작을 할 수 있다. 제작이 완성된 후에는 현장까지 차량을 통해 운송할 수 있을 정도로 설치 과정이 매우 단순하다. 더구나 기존 원자로보다 우라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폐기물을 더 적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외신은 숙련공 등 전문 기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 첨단 원자로 건설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짓고 있는 원자로들은 건설이 수년씩 지연되면서 애초 예상했던 비용보다 수십억 달러가 초과하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WSJ는 “해당 프로젝트들은 관련 기업들을 파산으로 몰고 갔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원전 건설 역량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평했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의 플라망빌 원자력발전소에 짓고 있는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는 2012년까지 완성될 예정이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도 하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조지아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 2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당 프로젝트 역시 건설이 예정보다 한참 늦어졌을 뿐만 아니라 소요 비용도 수십억 달러를 초과했다.
그러나 최근 세계 각국 정부는 기후변화 문제 해결과 러시아산 석유 및 가스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수 있는 해결책으로 원자력 에너지를 꼽는다.
무엇보다 원자력 에너지가 친환경 에너지로 재평가된 점이 변화를 이끌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50년까지 이른바 넷제로(온실가스 순배출량 0)에 도달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원자력발전 용량이 현재의 두 배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영국, 폴란드, 체코,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은 새로운 원자로 건설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미 나라 전체 전력의 70% 이상을 원전에서 얻고 있는 프랑스는 최대 14기에 달하는 신규 원자로 및 기타 소형 원자로를 건설하기로 했다.
미국이나 유럽 등 다른 관련 기업들은 소형모듈원자로 건설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소형모듈원자로는 크기가 작아서 공장에서 대량으로 제작을 할 수 있다. 제작이 완성된 후에는 현장까지 차량을 통해 운송할 수 있을 정도로 설치 과정이 매우 단순하다. 더구나 기존 원자로보다 우라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폐기물을 더 적게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도 기대된다.
그러나 외신은 숙련공 등 전문 기술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들 첨단 원자로 건설이 말처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현재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짓고 있는 원자로들은 건설이 수년씩 지연되면서 애초 예상했던 비용보다 수십억 달러가 초과하는 등의 문제를 겪고 있다. WSJ는 “해당 프로젝트들은 관련 기업들을 파산으로 몰고 갔을 뿐만 아니라 미국과 유럽의 원전 건설 역량 부족을 여실히 드러냈다”고 평했다.
단적인 예로 프랑스의 플라망빌 원자력발전소에 짓고 있는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는 2012년까지 완성될 예정이었지만, 10년이 지난 현재도 하자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미국 조지아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 2기도 상황은 비슷하다. 해당 프로젝트 역시 건설이 예정보다 한참 늦어졌을 뿐만 아니라 소요 비용도 수십억 달러를 초과했다.
원전 건설 쉽지 않네
미국 조지아주에서 건설 중인 보글 원자로는 미국의 원전 건설 기술이 얼마나 미흡한지를 나타내는 사례다. 지난 2008년 보글 원자로의 건설 공사를 맡은 웨스팅하우스와 쇼그룹은 비용을 낮추고 품질을 개선하기 위해 공장에서 원자로의 조각을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하는 식의 새로운 전략을 채택했다. 제조는 LA레이크찰스에 위치한 쇼그룹의 공장에서 이뤄졌다.
쇼그룹의 원자력 사업부에서 품질 관리를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하츠는 당시 공장에서 일하던 작업자의 대부분이 원자로 용접 경험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근로자들이 용접한 첫 번째 모듈 조각은 엉망이었다”고 WSJ에 말했다.
보글 원자로 건설에 참여한 노동조합 간부인 월 솔터스 역시 “용접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정말 끔찍했다”며 “모듈 조각을 모두 해체한 뒤 용접을 다시 해야 했다.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용접공을 비롯한 모든 원자로 건설 인력을 다시 훈련해야 했다”며 “관련 기술을 지닌 사람들은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보글 원자로 건설 지연은 비용 초과로 이어졌고 결국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파산을 선언했다.
프랑스도 3세대 원전인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를 프랑스 플라망빌과 핀란드 올킬루오토에서 건설하고 있다. EPR은 우라늄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안전 기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역시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전 사업자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발주한 플라망빌 원자로는 프랑스 국영 원자력 엔지니어링 회사인 아레바SA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짓는다. 해당 원자로는 2012년 가동이 목표였지만, 하자 문제로 인해 2023년 중반께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7년 전 발견한 하자가 아직 수리 중으로, 원자로 냉각 시스템 전체에 100개가 넘는 불량 용접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용 추정치는 33억 유로에서 127억 유로로, 4배나 껑충 뛰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청의 부국장인 줄리앙 콜레트는 “품질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한참 떨어졌다”고 말했다.
EDF의 관계자는 WSJ에 “요즘은 유지 보수 수준의 용접만 해서 용접공들의 기술이 매우 떨어진다”고 말했다.
핀란드 올킬루오토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 역시 용접 등 하자 문제로 인해 예상보다 13년이나 늦은 올해 4월에서야 가동을 시작했다. 30억 유로로 추정됐던 비용은 57억 유로 이상이 들었다. 아레바SA는 55억 유로 이상의 손실을 봤다.
더구나 EDF는 지난 2016년 180억 파운드로 추정되는 영국 힌클리 포인트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3년 후 EDF는 하자 보수 문제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 비용 추정치를 215억~225억 파운드로 올려야 했다. 올해 5월에는 또다시 추정 비용을 260억~270억 파운드로 인상했으며 전력 생산 가능 시점을 2027년 6월로 연기했다.
쇼그룹의 원자력 사업부에서 품질 관리를 담당했던 크리스토퍼 하츠는 당시 공장에서 일하던 작업자의 대부분이 원자로 용접 경험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근로자들이 용접한 첫 번째 모듈 조각은 엉망이었다”고 WSJ에 말했다.
보글 원자로 건설에 참여한 노동조합 간부인 월 솔터스 역시 “용접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정말 끔찍했다”며 “모듈 조각을 모두 해체한 뒤 용접을 다시 해야 했다. 작업이 지연될 수밖에 없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용접공을 비롯한 모든 원자로 건설 인력을 다시 훈련해야 했다”며 “관련 기술을 지닌 사람들은 은퇴하거나 세상을 떠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보글 원자로 건설 지연은 비용 초과로 이어졌고 결국 웨스팅하우스는 2017년 파산을 선언했다.
프랑스도 3세대 원전인 차세대 유럽형 가압경수로(EPR)를 프랑스 플라망빌과 핀란드 올킬루오토에서 건설하고 있다. EPR은 우라늄 연료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원자력에 대한 대중의 두려움을 완화하기 위해 새로운 안전 기능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하지만 이 역시 건설에 난항을 겪고 있다.
원전 사업자인 프랑스전력공사(EDF)가 발주한 플라망빌 원자로는 프랑스 국영 원자력 엔지니어링 회사인 아레바SA가 주도하는 컨소시엄이 짓는다. 해당 원자로는 2012년 가동이 목표였지만, 하자 문제로 인해 2023년 중반께 가동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7년 전 발견한 하자가 아직 수리 중으로, 원자로 냉각 시스템 전체에 100개가 넘는 불량 용접부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비용 추정치는 33억 유로에서 127억 유로로, 4배나 껑충 뛰었다. 프랑스 원자력안전청의 부국장인 줄리앙 콜레트는 “품질이 기대했던 수준보다 한참 떨어졌다”고 말했다.
EDF의 관계자는 WSJ에 “요즘은 유지 보수 수준의 용접만 해서 용접공들의 기술이 매우 떨어진다”고 말했다.
핀란드 올킬루오토에서 건설 중인 원자로 역시 용접 등 하자 문제로 인해 예상보다 13년이나 늦은 올해 4월에서야 가동을 시작했다. 30억 유로로 추정됐던 비용은 57억 유로 이상이 들었다. 아레바SA는 55억 유로 이상의 손실을 봤다.
더구나 EDF는 지난 2016년 180억 파운드로 추정되는 영국 힌클리 포인트 원자로 2기를 건설하는 새로운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나, 3년 후 EDF는 하자 보수 문제로 인해 해당 프로젝트 비용 추정치를 215억~225억 파운드로 올려야 했다. 올해 5월에는 또다시 추정 비용을 260억~270억 파운드로 인상했으며 전력 생산 가능 시점을 2027년 6월로 연기했다.
원전 강국 프랑스, 올겨울 정전 걱정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자국 에너지를 무기로 휘두르자, 프랑스는 다가오는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전 발전소 건설에 베팅했다. 그러나 프랑스는 최근 원자로 배관의 부식 문제로 인해서 원전의 절반가량이 가동이 중단되며 전례 없는 전력 위기에 처했다고 NYT는 전했다.
시농 원전이 최근 냉각 시스템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12개 원전이 부식 검사 등을 위해 작동이 멈췄다. 가동 중단은 짧으면 수개월에서 길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16개 원전은 안전성 검토 및 시설 개선 등을 위해 가동이 멈췄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원자력 에너지 생산량은 거의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프랑스의 전기요금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원유 공급 중단으로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 막대한 양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프랑스는 올해 겨울 정전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56개의 원자로를 보유한 프랑스는 미국 다음으로 원자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유럽 전력의 4분의1은 12개국의 원전에서 생산되며,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그러나 프랑스 원자력 산업은 수십 년 동안 신규 투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 인력이 대거 은퇴를 하면서 EDF는 기존 발전소를 유지 관리하거나, 이를 대체할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이자 파리정치대학의 교수인 티에리 브로스는 “발전소가 훨씬 적게 가동한다면 정전을 손 놓고 지켜보거나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탄소 배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농 원전이 최근 냉각 시스템 이상으로 가동이 중단되는 등 12개 원전이 부식 검사 등을 위해 작동이 멈췄다. 가동 중단은 짧으면 수개월에서 길면 몇 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16개 원전은 안전성 검토 및 시설 개선 등을 위해 가동이 멈췄다. 이에 따라 프랑스의 원자력 에너지 생산량은 거의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고, 프랑스의 전기요금은 최고치를 기록했다.
러시아 원유 공급 중단으로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 막대한 양의 전력을 공급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와 달리, 프랑스는 올해 겨울 정전을 우려해야 할 정도로 불안한 상황이다.
56개의 원자로를 보유한 프랑스는 미국 다음으로 원자로를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유럽 전력의 4분의1은 12개국의 원전에서 생산되며, 프랑스는 전체 전력의 절반 이상을 생산한다.
그러나 프랑스 원자력 산업은 수십 년 동안 신규 투자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전문 인력이 대거 은퇴를 하면서 EDF는 기존 발전소를 유지 관리하거나, 이를 대체할 신규 원전을 건설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에너지 전문가이자 파리정치대학의 교수인 티에리 브로스는 “발전소가 훨씬 적게 가동한다면 정전을 손 놓고 지켜보거나 석탄이나 천연가스 등 탄소 배출 에너지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