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둥,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진출 공식화...시기 미정
신리쥔(辛利軍) 징둥리테일 최고경영자(CEO)가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온라인 음식배달 서비스 출시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시장에 떠돌던 징둥의 음식배달 시장 진출 소문이 사실로 입증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징둥이 처음으로 언론을 통해 음식배달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것이라면서 시장 진출 속도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신 CEO는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해서 말을 아꼈지만 징둥의 중국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다다가 이미 시장에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다다를 통해 시장 입지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블룸버그가 전망했다.
◆온라인 음식배달로 새 돌파구 찾는 징둥
온라인 음식배달 사업은 징둥의 사업 다각화 움직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세에 따른 봉쇄조치 등으로 핵심 사업인 온라인 소매업 매출이 둔화되자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돌파구를 모색하려는 것이다. 징둥의 대규모 손실은 중국 '경제수도'이자 물류 중심지인 상하이를 비롯한 대도시 봉쇄에 따른 물류비 상승과 코로나19 악화에 따른 소비심리 위축이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징둥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18% 늘어난 2397억 위안에 달했다. 하지만 이 같은 매출 증가율은 2014년 기업공개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지난해 4분기 매출 증가율은 23.0%로 6개 분기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었다.
쉬레이 징둥 CEO는 "코로나19 재확산이 소비자들의 소득과 소비심리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전반적인 소비가 부진한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2분기도 낙관적이지 않다. 중국 상반기 최대 쇼핑행사인 6·18쇼핑데이를 지난달 23일부터 진행하고 있지만 예년과 같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정부는 물론 징둥, 알리바바 등 전자상거래업체들이 많은 혜택 보따리를 준비했지만 경기 둔화, 제로코로나로 가뜩이나 위축된 소비심리를 되살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징둥은 인원 감축을 통한 비용 절감을 시도했다. 실제 지난 3월 31일에만 1000여명의 퇴직 신청을 받는 등 2주일에 걸쳐 정리 해고 절차를 진행한 것. 해고 대상에는 석사 이상의 고급 인력은 물론 작년에 입사한 신입 직원도 포함됐다며 부문별로 10∼30%, 최소 1만여명이 감축될 것이라고 중국 경제매체 매일경제신문이 전했다.
홍콩 글로벌 금융자문회사인 포시스바의 윌러 천 애널리스트는 "징둥의 움직임은 성장 불안에 의해 나타난 것"이라면서 "징둥도 다른 중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처럼 핵심 사업에서 둔화를 경험했기 때문에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고 전했다.
◆징둥, 텐센트·알리바바에 도전장
징둥의 합류로 중국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에서의 정보통신(IT) 공룡들의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중국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은 메이퇀과 어러머가 사실상 양분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기준 메이퇀과 어러머는 각각 배달 시장 점유율이 67%, 26.7%에 달하는데 그 배경에는 각각 텐센트와 알리바바가 있다. 텐센트는 메이퇀의 최대주주이며, 알리바바 역시 지난 2018년 어러머의 지분을 전부 사들이며 최대주주가 됐다.
과거 피자·치킨 배달조차 흔치 않았던 중국은 글로벌 최대 음식배달 시장으로 급성장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비대면 경제 활성화로 시장 성장에 속도가 붙었다. 중상칭바오가 발표한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20년 중국의 온라인 음식배달 시장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5% 성장했다. 중상칭바오는 올해 시장 규모가 9417억4000만 위안(약 181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