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를 완전히 금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투자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사모펀드 투자자를 기관투자자와 전문투자자로 한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권재현 인천대 동북아국제통상학부 교수는 15일 서울 여의도 금투센터에서 열린 '사모펀드 시장 육성과 투자자 보호 방안 심포지엄'에서 "2021년 10월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서 일반 사모펀드 대상 투자자 보호장치가 강화됐지만 최소 투자금액 증빙만으로는 불완전판매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사모펀드 투자 기준이 강화되기는 했지만 미국의 기준보다는 여전히 부족한 수준이다. 미국은 개인의 사모펀드 참여를 전문투자자와 전문적투자자로 제한한다. 전문투자자는 본인 또는 배우자 포함 순자산 규모가 100만 달러 이상이거나 최근 2년간 본인 연평균 수입이 20만 달러, 배우자 합산 기준으로는 30만 달러를 상회해야 한다. 전문적투자자는 투자위험을 감내할 재력은 부족하지만 사모투자의 위험에 대해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소수 전문가 집단이다.
권 교수는 "사모펀드 규제는 공모펀드보다 상대적으로 느슨하기 때문에 미국은 사모펀드 투자자를 엄격하게 제한한다"며 "한국에서 발생한 사모펀드 환매중단 사태는 상대적으로 느슨한 펀드 규제와 일반투자자의 시장 참여가 결합되면서 발생했다. 사모를 공모로 판매하면서 역선택으로 인해 시장이 스스로 붕괴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개인의 사모펀드 투자 총액이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미비한 것으로 집계됐다. 4월말 기준 개인의 사모펀드 투자금액은 약 19조원으로 전체 투자금액 520조원의 3.68% 수준에 그쳤다. 개인투자자를 전문투자자로 한정해도 시장 전체에 미치는 파급 효과는 미미한 상황인 셈이다.
권 교수는 "현행 자본시장법은 최소 투자금액 증빙만으로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어 불완전판매의 여지가 있다"며 "특히 은행을 통한 사모펀드 판매는 사실상 일반광고와 성격이 유사하기 때문에 최소 투자금액 기준 판매를 규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일반 투자자의 사모펀드 참여를 허용하는 동시에 강력한 규제를 부과하는 조치도 사모펀드의 본질에 어긋난다. 운용사, 판매사, 수탁사 등의 규제준수 비용 증가로 사모펀드 본연의 기능이 훼손될 우려가 있다"며 "투자금액을 고려하면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참여를 금지해도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은 미미한 반면 규제준수 비용은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영호 금융위원회 자산운용과장은 "사모펀드 제도 개편 후 제도의 안착 여부를 점검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사모펀드 시장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필요하다면 일반투자자의 사모펀드 참여 금지 여부를 살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