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에 독자적인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고집하던 애플도 USB-C 충전 포트를 사용하게 된다. 유럽의회는 7일(이하 현지시간) 2024년 가을까지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휴대기기에 표준형 USB-C 충전 포트를 의무화하는 협정을 합의했다. EU 지역에서 휴대기기를 판매하는 업체는 2024년 가을 이후 의무적으로 USB-C 충전 포트를 사용해야 한다.
유럽의회는 이날 양측 협상단이 이같이 특정 전기 기기에 대한 단일 충전 솔루션을 구축하는 내용을 담은 '무선 기기 지침' 개정안에 임시 합의를 이뤘다고 밝혔다. 이 규정에 의해 2024년 가을 이후 소비자들이 새로운 전자기기를 구매할 때 다른 충전 기기나 케이블을 살 필요가 없다.
티에리 브르통 유럽위원회 내부 시장 위원은 "충전기 통일은 전자기기에 대한 상식으로 유럽 소비자들은 앞으로 모든 휴대용 전자기기에 동일한 충전기를 사용하게 될 것이다. 이는 소비자를 편리하게 하고 낭비를 줄일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 법안에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은 아이폰에 독자적인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사용하는 애플이다. 애플은 맥북에어 등 일부 제품에는 USB-C 타입의 충전 포트를 쓰지만 아이폰에는 여전히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애플은 아이폰의 라이트닝 케이블 충전기를 모두 USB-C로 교체해야만 하는 상황이다.
애플은 지난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의 USB-C 충전 포트 의무화 제안에 "충전 포트 통일을 강제는 혁신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USB-C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어떤 규제도 필요 없다"고 지적했다. 애플 대변인은 "애플이 아직 자세한 내용을 파악하지 못했다"며 이번 합의안 관련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앞서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지난달 애플이 이미 USB-C타입 충전 단자를 채택한 아이폰을 개발하고 있으며 내년에 출시하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지만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이번 법안이 발효되려면 유럽의회와 EU 회원 27개국의 공식 승인을 거쳐야 한다. 개정안 시행 전 시장에 나온 제품에는 새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PC와 달리 노트북은 USB-C타입으로 전환할 추가 시간을 준다. EU는 법안이 발효된 후 40개월 뒤인 2026년부터 노트북 제조업체에도 해당 법을 적용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