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업계를 불문하고 언택트 문화 확산에 따라 가상 세계를 활용하는 기업이 늘었다. 특히, 디지털 기술의 발전과 함께 전략가와 투자자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논의된 주제 중 하나는 '메타버스'다. 그러나 메타버스를 둘러싼 전 세계 최고경영자(CEO)들의 시각은 사뭇 다르다. 가트너가 전 세계 CEO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CEO 및 고위 경영진 설문조사(2022 CEO and Senior Business Executive Survey)'에 따르면 절반 이상의 CEO가 메타버스는 핵심 비즈니스가 될 수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해당 설문조사에 참여한 CEO의 63%가 ‘메타버스를 우리의 비즈니스에 적용할 수 없다’, ‘메타버스가 비즈니스의 핵심 기술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했다. 반면 ‘메타버스가 비즈니스 핵심 기술이 될 수 있다’라는 의견은 37%에 그쳤다. 이는 CEO들이 메타버스가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공지능은 3년 연속으로 가장 영향력 있는 기술로 보고됐다. 비즈니스 환경에서 변화가 가속화되고, 복잡성이 더해지면서 CEO들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는 기술로 여전히 인공지능이 각광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들의 인공지능과 데이터 분석 활용은 경영의 주요 기술로, 여러 산업 분야에서의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다.
가트너 설문조사 역사상 처음으로 '환경 지속가능성'이 CEO들의 10대 비즈니스 전략 우선순위에 올랐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환경 지속가능성은 2015년 20위, 2019년 14위에서 올해 8위를 차지했다. 이는 기후 변화, 팬데믹 등의 위기 상황에 무려 CEO의 74%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에 대한 노력의 증가가 외부 투자자를 기업에 끌어들인다는 데에 동의한 것이다. 나아가, 올해 또는 내년 중으로 신제품에 투자할 의향이 있는 CEO의 80%가 기능적 기능, 일반적인 품질 다음으로 환경 지속가능성을 중요한 요소로 꼽았다. 이처럼 지속가능성은 지속해서 순위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며, 올해에 이어 2023년에도 CEO들의 경쟁력 차별화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최근 불거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관련 문제에 대해서는 CEO들이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인플레이션을 효율성과 생산성의 관점에서 보기보다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문제로 취급하려는 CEO의 시각 때문으로 풀이된다. 생산성 및 효율성 모두 CEO들의 10대 우선순위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CEO의 51%가 인플레이션을 가격 인상과 관련한 요소 정도로만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적으로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와 같은 안일한 대응 조치는 문제를 더욱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CEO는 더 적극적인 자세로 인플레이션을 비롯해 거시경제적 요인들에 대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코로나19 3년째, 방역 기준이 완화되면서 팬데믹은 드디어 '엔데믹' 시대를 향하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 여파로 근무 방식에 대한 변화된 인식과 더불어 장거리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과 같은 여러 가지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한 사회적 추세가 표면화됐다. 2022년은 CEO의 관점이 진정으로 변화한 해가 될 것이다. 엔데믹 시대를 맞이하여 CEO는 변화한 기업 경영 환경 분석을 진행함으로써 지속가능한 기업의 리더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