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경남 밀양시에는 많은 문화재가 산재하고 있다. 근·현대를 비롯해 선사시대까지 다양한 문화재가 정식으로 등록됐지만 문화재로 지정되지 못한 것들은 방치된 채 제대로 된 관리조차 받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대표적인 예가 고인돌이다. 현재 밀양시 소재 M 초등학교 앞에는 교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이 이용하는 주차장 앞에 콘크리트로 매립·방치되어 있는 범상치 않는 돌이 있다. 이 돌은 후사포리 고인돌군 1기에 속한 고인돌로서 선사시대의 생활상과 문화를 알 수 있는 소중한 문화재다.
학계에 따르면 고인돌은 선사시대 즉 청동기시대의 부족장 및 지도층의 무덤으로 보고 있으며 남방식과 북방식이 존재한다.
특히 M초등학교에 위치한 고인돌의 경우, 일반적으로 공사를 할 때 공사에 방해가 되는 토석은 제거 하지만 이 고인돌은 그대로 존치해 통행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 상부가 노출돼 있다.
이런 정황을 비춰 볼 때 공사 당시 이 돌이 고인돌이라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이런 사실은 밀양시의 문화재 허술한 관리 상황을 웅변적으로 말해주고 있는 증거라고 할 수 있다.
이에 관해 자세한 사항을 알아보기 위해 밀양시교육지원청에 방문, 확인을 요청했지만 담당자는 주차장에 있는 고인돌의 존재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밀양교육청 담당자는 “M 초등학교에 솟아 나온 돌이 고인돌이라고 하는 사실은 금시초문"이라며 "사실관계를 알아보도록 하겠다"라고 말했다.
밀양 삼문동에 사는 시민 Y씨는 “초등학교 주차장 공사를 빙자해 소중한 선사 문화재가 파괴되는 것을 묵인하고 공사를 진행했다는 것에 대해 허탈함과 함께 분한 마음조차 든다”며 "과연 학문을 가르치고 연구하는 학교 및 교육청 관계자가 교육자로써 소양과 책임감이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와 관련해 밀양시에 문의해본 결과 ”전문가들과 학자들이 현장 방문 예정“이라는 짧은 답변이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