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전월세 거래량이 1분기(1~3월) 기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년간 급격하게 치솟은 서울 주택 매매가격과 대출 규제, 기준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3만1676건으로 조사됐다. 전년 동기 대비 7.9% 상승했고,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분기 기준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가장 많은 곳은 송파구로 조사됐다. 올해 1분기 송파구의 빌라 전월세 거래량은 4663건으로 확인됐다. 이어 강서구 2539건, 광진구 1881건, 강남구 1867건, 마포구 1846건, 은평구 1803건, 강동구 1798건, 서초구 1704건 등으로 나타났다.
아파트 전세가 급감하고 드물게 나온 전세 물건은 '부르는 게 값'인 상황이 지속되면서 차선책으로 빌라 전세를 구하는 세입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서울의 빌라 매매 거래는 아파트를 앞지른 상태다. 한국부동산원의 통계를 보면 올해 3월 서울의 빌라 매매 거래는 총 3303건으로 전체 주택 매매(5098건)의 64.79%를 차지하며 아파트 매매(1236건)보다도 2.67배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8월부터 계약갱신청구권을 소진한 세입자들이 전세 수요로 새로 가세할 경우 빌라 전월세 거래량이 더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2년 전 계약갱신청구권을 사용한 세입자는 사실상 4년간 시세 상승분을 대출로 감당해야 할 처지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최근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하자 좀 더 싼 상품을 찾을 수밖에 없게 된 임차인들이 빌라로 몰려간 것 같다"며 "7월말 임대차3법 시행 2년을 맞아 전세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사용한 이들이 전세시장에 나올 것을 감안하면 빌라 시장에서도 전세의 월세전환 가속화와 함께 가격 상승으로 외곽으로 밀려나는 세입자들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