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과 동물 보호 등을 위해 비건 인구가 매년 늘어나면서 유통가에서도 비건 시장 대응에 나섰다. 풀무원과 농심이 비건 레스토랑으로 맞붙었고, 뷰티업계는 ‘비건 인증’을 받은 화장품을 전면에 앞세우며 비건 라인업 확장에 나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몰에 비건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 문을 연다. 농심 포리스트 키친은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으로 운영되며 요리는 점심에 7종, 저녁에 10종 제공된다. 이 중 3가지 요리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총괄 셰프로는 미국 뉴욕 미쉐린 1·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는 김태형 셰프를 임명했다.
특히 농심의 대체육 브랜드 ‘베지가든’은 글로벌 공신력을 얻기 위해 국내 22가지 제품에 대해 국내 비건 인증을 받았다. 또 10개 제품에 대해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 인증을 받았다. 포리스트 키친은 유럽 프랑스 ‘이브비건’ 인증을 받을 예정이다. 이브비건 인증은 매장 오픈 후 실사를 통해 인증을 부여한다.
이에 앞서 풀무원푸드앤컬처는 비건표준인증원에서 비건 레스토랑 인증을 받은 ‘플랜튜드’ 1호점을 서울 강남구 코엑스몰에 오픈했다. 비건 레스토랑 인증은 전 메뉴 비건 인증을 받아야 인증을 획득할 수 있다. 메뉴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대체육을 활용한 13종으로 구성됐다.
이곳에서는 채소와 두부는 물론 풀무원이 자체 개발한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메뉴를 선보인다. 전 메뉴 100% 식물성 식재료를 활용해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익숙한 맛의 퓨전 음식으로 구성했다. 비건 음식은 맛이 없다는 편견을 깨고 누구나 맛있게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고 풀무원 측은 설명한다.
비건 제품군도 확장되는 추세다. 오뚜기는 100% 비건 재료만을 사용하는 브랜드 ‘헬로베지’를 선보였다. 신제품 2종은 오뚜기 레토르트 카레·짜장 첫 비건 인증 제품으로 육류 대신 8가지 자연 유래 원물을 넣었으며, 영국 비건 소사이어티에서 인증을 받았다.
식품업계가 비건 시장 공략에 나서는 것은 비건 인구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2008년 15만명에 불과했던 국내 채식 인구는 10년 만인 2018년 150만명으로 늘었고, 지난해에는 250만명을 넘어섰다.
가치소비 확산에 따라 뷰티업계에도 ‘비건’ 열풍이 불고 있다. 화장품을 제조할 때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 유래 성분을 첨가하지 않은 비건 확장품은 MZ세대 사이에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CJ올리브영은 한국비건인증원과 영국비건협회, 프랑스비건협회 등에서 비건 인증을 받은 제품을 모아 ‘올리브영 비건뷰티’ 브랜드로 선정하고 ‘비건 카테고리’를 신설했다. 디어달리아, 어뮤즈, 스킨푸드, 언리시아, 딘토 등이 대표적이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애경산업 등 국내 화장품 기업들도 비건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2020년 6월 비건 화장품 브랜드 ‘이너프프로젝트’를 론칭했으며 염모제 제품 최초로 비건 인증을 획득한 ‘려 비건 밝은 새치커버’ 염색약을 내놓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빌리프, VDL, 더페이스샵 등에서 비건 라인을 선보이고 있으며, 애경산업은 클린 스킨케어 브랜드 ‘에프플로우’를 통해 비건 제품 인증을 받은 제품을 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