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초계기 갈등으로 마련된 '레이더 운영 지침' 운명은...이종섭, 결단의 시간 다가온다

2022-05-24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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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12월 한국군함에 접근한 日 초계기[사진=연합뉴스]


2018년 12월 일본과 '초계기-레이더 갈등' 후 국방부가 이듬해 1월 마련한 새 ‘레이더 운영 지침’이 내달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안보회의를 계기로 철회될지 주목된다.
 
24일 아주경제 취재에 따르면 일본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우리 군의 ‘레이더 운영 지침’ 철회를 무엇보다 우선시 하고 있다.
 
일본 정부 한 관계자는 “양국 관계가 회복되려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안정화가 중요하다”면서도 “그러나 지소미아가 파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일본은 한국 국방부의 레이더 운영 지침 철회를 먼저 요구할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일본 방위성은 윤석열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일본을 찾은 우리 대표단에 “새 정권에서 리더십을 발휘해 달라”고 ‘레이더 운영 지침’ 철회를 요구하기도 했다.
 
‘레이더 운영 지침’은 3해리 이내로 일본 초계기가 저공 위협 비행할 경우 우리 함정과 승조원을 보호하기 위해 추적레이더(사격용 화기관제레이더)를 비추겠다고 통보한 것을 말한다. 

국방부의 이런 기조는 2019년 1월 23일 일본 초계기가 한국 해군 구축함(대조영함·4500t) 근처 상공에서 '위협 비행'한 문제로 주한 일본 무관이 초치됐을 당시 전달됐다. 일본은 이를 ‘한국이 우방국인 일본을 향해 사격할 수 있다는 엄포를 놓았다’고 해석했다. 일본 측이 그간 지속적으로 지침을 철회를 요구한 이유다. 하지만 우리 군은 “(일본이) 사실을 과장하고 있다”며 일본 측 요구를 거절해 왔다. 
 
그러나 이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다.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가중되면서 한·미·일 3국의 공조 대응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북한은 올 들어 이달 12일까지 총 16차례(실패 1차례 포함)에 걸쳐 각종 미사일 발사와 방사포 사격 등 무력시위를 벌였다. 특히 3월엔 미 정부가 도발 '레드라인'(한계선)으로 간주해온 ICBM 시험발사를 4년여 만에 재개했다. 북한은 최근엔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추가 핵실험 준비까지 마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게다가 윤석열 정부가 한·일 관계 개선을 공식화한 만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정부 방침을 뒷받침하겠다는 의지로 일본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군 안팎의 시각이다. 

군 관계자는 "레이더 운영 지침은 일본의 위협 비행 재발을 막기 위한 우리 군의 군사적 조치 의지를 담은 것"이라면서도 "일본과의 협력이 점차 중요해지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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