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사 지점 수가 감소하면서 올해 900개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로 비대면에 대한 고객들의 수요가 늘고 있고, 홈트레이딩시스템(HTS) 및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의 시스템 개편 등으로 투자가 더욱 간편해지면서 증권사 지점 수는 더욱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증권사 지점 수는 911개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월말 기록한 954개 대비 43개가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별로 신한금융투자가 작년 1분기 109개에서 올 1분기 81개로 28개가 감소하며 가장 크게 줄었고, 삼성증권과 한국투자증권도 각각 8개씩 감소한 72개와 44개로 조사됐다. NH투자증권은 3개 지점을 줄였다.
자본시장연구원에 따르면 2011년부터 꾸준히 늘어난 MTS를 이용한 거래는 2019년 유가증권시장 기준 전체 거래대금의 24%를 차지한 바 있다. 코로나19로 비대면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고, 투자자들의 유입이 늘면서 2020년과 2021년에는 약 40% 수준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지난해 3월 출범한 토스증권은 출범 1년 만에 420만명의 고객과 23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MAU)를 확보했다. 토스증권은 출범 3개월 만에 350만개의 신규 계좌가 개설되는 등 엄지족들로부터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오프라인 지점을 통합함과 동시에 강남과 판교 등에 특성화 지점들을 설립하며 고액 자산가를 위한 PB(프라이빗뱅크)·WM(자산관리) 영업을 강화 중인 점도 지점 수 감소의 이유다.
삼성증권은 올해 1월 강동WM(자산관리)브랜치를 잠실WM지점으로 통폐합 하는 등 총 6개 지점을 통폐합한다고 공지한 바 있다. 한국투자증권도 지난 1월 1일자로 강남대로2PB센터를 강남대로1PB센터로 합치는 등 5개 지점을 폐지하고 1개 영업소를 신설한다고 알렸다.
최근 증권사들이 엄지족 투자자들을 끌어모으기 위해 MTS의 성능개선에 집중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증권사들은 투자자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AI(인공지능),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 등의 다양한 IT 기술을 활용 중이다.
이외에도 투자자들의 신규 유입을 위한 이벤트 또한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비대면 채널에 대한 투자자들의 유입은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토스증권을 필두로 카카오페이증권이 MTS 신규 이용자를 대상으로 주식 선물받기 이벤트를 진행했고, 해외주식 투자자들을 대상으로도 환전 수수료를 면제하는 등 다양한 이벤트를 진행 중에 있다.
금융투자업계는 오프라인 채널의 감소세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해 900개 선이 깨질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한 대형 증권사 관계자는 “객장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경우 IT기술에 취약한 노인계층이거나 고액자산가들이 대부분”이라며 “MTS의 정보제공 수준이 HTS수준에 못지 않게 발전했고, 기능 또한 간소화 되면서 비대면 채널에 대한 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증권사 지점도 수를 줄이는 대신 점점 대형화‧집중화 되고 있어 증권사 지점 수 감소는 앞으로도 빨라질 것”이라며 “현재 속도라면 올해 안에 800여 개 수준까지 줄어들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