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재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 기간 국내 기업 수장들과 릴레이 만남을 통해 대미 투자를 적극적으로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국이 '경제안보 협력 강화'를 핵심 의제로 삼은 만큼, 한국과 미국의 긴밀한 경제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지가 상당한 것이다.
이미 삼성전자와 현대차그룹은 최근 잇달아 대규모 미국 투자를 결정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역대 미국 투자액 중 최고액인 170억 달러(약 21조7000억원) 투자 계획을 발표, 미국 테일러시에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현대차도 21일 미국 조지아주에 6조3000억원을 들여 전기차 전용 공장과 배터리셀 공장 등 전기차 생산 거점을 신설한다고 발표했다. 신설 공장은 현대차그룹의 미국 내 세 번째 완성차 공장이자 첫 번째 전기차 전용 공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주와 조지아주에 각각 1개씩 내연기관차 공장만 운영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마지막날인 22일에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만난다. 그는 이 자리에서 해외 기업 유치와 미국 내 제조업·일자리 육성을 위한 미 행정부의 지원책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 관계자는 “정 회장이 바이든 대통령을 만나 미국 내 현대자동차그룹 사업을 충분히 설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삼성과 현대차 외에도 많은 기업들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을 기점으로 투자 보따리를 풀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지나 러먼도 미 상무장관과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참석하는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이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렸다.
한국 측에서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 백우석 OCI 회장, 최수연 네이버 사장 등 8개 대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퀄컴,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램리서치, GM 코리아, 블룸에너지, GE 코리아, 구글, 코닝 등 8개 기업 관계자가 참석했다.
이들은 반도체, 전기차 배터리, 디지털, 청정에너지 등 분야에서 교역·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을 위한 실질적인 실천방안 등을 논의했다. 재계는 이번 만남을 기점으로 한·미 기업이 구체적인 상호 투자계획을 다수 확정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