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물류 대란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인도네시아 팜유 수출 중단까지 겹치면서 식용유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콩기름과 해바라기씨유 등 식물성 기름 가격이 치솟고 있으며, 일부 창고형 할인점에서는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 조치를 시행하는 등 ‘식용유 대란’이 현실화할 조짐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트레이더스와 코스트코 등 일부 창고형 할인점들이 식용유 구매 개수 제한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매장 20여 곳에서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개로 제한하고 있으며, 코스트코는 전 지점에서 일부 식용유 제품에 대해 1인당 1개로 구매를 제한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물류 차질과 국제 곡물가격 상승으로 꿈틀대기 시작한 식용유 가격은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오름세에 불을 댕겼다. 세계 해바라기유 공급에서 75%를 차지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으로 수확에 차질을 빚으며 식용유 공급이 어려워졌고 물류가 막히자 대체재인 콩기름과 팜유 가격까지 치솟았다. 지난달에는 세계 최대 팜유 수출국인 인도네시아가 내수시장 가격 안정화를 위해 지난달 28일부터 팜유 원유와 파생상품에 대해 수출 금지를 결정하면서 팜유 가격까지 오르고 있다.
이러한 식용유 공급 대란 사태는 전 세계로 번지고 있다. 해바라기 기름을 식용유로 주로 사용하는 미국, 영국, 스페인, 그리스, 터키 등에서 식용유 가격이 급증했다. 영국에서는 해바라기유 20ℓ 한 병 가격이 29달러(약 3만6000원)에서 55달러(약 6만9000원)까지 뛰었다. 이후 영국을 비롯한 유럽 국가 대형마트에서는 1인당 식용유 구매 개수를 2~3병으로 제한하고 있다.
덩달아 국내 식용유 가격도 상승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오뚜기 콩기름 100%'(900㎖) 5월 평균 판매가격은 4916원으로 전년 동월(3855원) 대비 27.5% 올랐다. 같은 달 ‘해표 맑고 신선한 식용유'(900㎖) 가격 역시 지난해 같은 달 4215원에서 4477원으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