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8월 '임대차 2법'이 시행된 지 만 2년째를 앞두고 전세금 급등이 예상되는 가운데 서울시가 저소득 가구의 전세 대출이자 지원에 나선다. 전월세 시장 안정화를 위해 임차물량 예측정보도 제공하고, 민간 임대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 개정 건의도 추진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월세 시장 안정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11일 밝혔다.
먼저 임대차 2법으로 인해 전셋값 폭등에 직면한 가구에 한시적으로 대출이자를 지원하고, 기존에 맞춤형 주거지원 대상이었던 신혼부부와 청년 금융 지원도 대폭 강화한다.
임대차 2법 시행 이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해 2022년 8월에서 2023년 7월 사이 갱신 계약이 만료되는 무주택 임차인을 대상으로 최장 2년까지 한시적 지원하며, 소득 구간별로 금리를 차등 적용해 저소득 가구일수록 더 많은 이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시는 올 연말까지 갱신 계약이 만료되는 물량은 전체 전세 거래량의 약 15%(월평균 4730건)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이 중 단기간에 전세자금 마련이 어려운 저소득 가구를 우선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갱신 계약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인 8월부터 실질적인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중앙정부, 주택금융공사, 은행 등 관계 기관과 빠르게 협의를 진행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기존에 제공 중인 신혼부부 임차보증금 이자지원 가구 수를 30% 확대(현재 8000가구→ 1만500가구)하고 대출한도도 최대 2억원에서 3억원으로 늘린다. 특히 4년째 동결된 임차보증금 대출한도 확대는 지자체 예산만으로는 한계가 있는 만큼 중앙정부에 국비 매칭을 적극 건의한다는 계획이다.
주거비가 생활에 가장 큰 부담인 청년을 위한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현재 지원 중인 청년월세와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다달이 지출되는 월세 부담을 낮춰주기 위해 임차보증금 대출한도를 현재 최대 7000만원에서 1억5000만원으로 늘리고자 정부 건의도 추진한다.
중위소득 150% 이하 청년에게 주어지는 시 차원의 월세는 올해 3만명까지 지원하고, 이와 별개로 정부가 중위소득 60% 이하 청년에게 올해 한시적으로 제공 중인 월세 지원의 기간 연장과 대상 확대 또한 건의할 계획이다.
또한 실제 임차계약 만료일자를 활용해 월 단위로 시장에 나올 '임차물량 예측정보'를 제공, 부동산 앱이나 카페 등에서 임의로 예측한 물량 정보로 인해 피해나 정보 왜곡을 차단한다.
임대물량 예측정보(가칭 '전세몽땅 정보통')는 서울주거포털에 연계해 월별 데이터를 게시한다. 시민들이 보다 편리하게 정보를 이용할 수 있도록 '부동산 직거래 플랫폼'과 협약해 앱을 통해 자료를 꾸준히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역·면적·유형별로 세분화된 물량 데이터와 함께 전세 신고자료와 실거래가 비교를 통한 지역별 전세가율을 공개함으로써 깡통전세 위험까지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또 정부와 협의를 통해 임차계약 만료가 다가오는 가구에 갱신 계약 요청 가능한 시점과 유의사항, 임대차 계약 시 신고의무 등을 안내하는 문자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월세 편법 거래를 막기 위한 전월세 신고제 보완도 건의한다. 최근 관리비가 임대차 신고 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허점을 악용해 주택 유지·보수 등 명목으로 관리비를 추가로 요구하는 사례가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는 관리비도 신고 항목에 포함하도록 정부에 제안할 계획이다.
아울러 임대차 시장 활성화를 위해 등록 민간임대를 되살리고, 민간 임대사업자 세제지원 강화를 위한 법 개정도 건의한다.
시는 2020년 7월 나온 7·10 대책 이후 폐지된 단기 민간임대를 부활시켜 급감했던 임차물량 공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민간등록 임대사업자에게는 조정대상지역 내 종합부동산세 합산배제를 허용하도록 종합부동산세법 시행령 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다만, 단기 민간임대 중 '아파트'는 다주택자 절세 수단으로 변질해 투기수요를 자극하는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아파트를 제외한 저층주택에 한해 민간임대를 활성화하는 방향으로 건의한다.
시는 최근 전셋값 상승률이 보합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내년까지 주택수급 또한 원활한 상태가 유지되면서 올 하반기에도 전세시장은 비교적 안정되게 흘러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2020년 8월 이후 2+2년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했던 세입자가 올해 신규 계약 시 과거 상승분과 올 하반기 상승 예측분까지 반영된 전세금 부담이 현실화할 것으로 우려됨에 따라 서울시 차원의 선제적인 대책을 마련했다고 전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오는 8월 전세 갱신 계약이 만료되는 저소득 가구가 전셋값 급등으로 집을 당장 구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세입자를 위한 지원 절차를 조속히 마련하는 한편 전월세 시장의 전반적인 안정을 위해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말했다.